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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고양이 음식 습격 사건

by 후라야 2020.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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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암~ 내가 식탐은 많지만, 카야쨈은 카야 취향 아니다옹."
"집사야, 카야쨈 말고 츄르를 내놔! 츄르를!"

 

세 똘괭이들의 식탐은 어떨까요. 고양이들의 식탐 중에서도, 특별히 오늘은 자기네 음식(사료, 간식) 말고, 자꾸 집사의 밥상을 노리는 사건(?)들을 조금 소개해볼까 해요. 찐식탐 이야기는 다음 기회가 있겠지요? :ㅁ) 저희 세 냥이들의 식탐은 어마어마한데요. 특히, 카후와 카야가 독보적이고요. 산소 같은 고양이 카라도 가끔 영혼까지 끌어 모은 식탐을 보여줘요. 원래는 카후가 고양이 식탐의 1인자였는데, 이제 카야랑 경쟁 중이죠. 과연 앞으로는 누가 1인자가 될까요.

 

늘 밥상을 주시하는 카야의 집요한 시선.
카야의 레이더망에 음식이 포착되면 일단 출동합니다.

 

카야는 늘, 언제나, 한결같이 테이블을 관찰해요. 집사들이 여기 맛있는 거 올려놓고 자주 먹기 때문에, 식탐 많은 카야의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죠. 여기 말고는, 접시에 남은 음식이라도 노려볼까 싶어서, 싱크대에도 자주 얼쩡거려요. 설거지를 방치하면 카야가 자꾸 접시에 묻은 기름 같은 걸 핥아 먹어서, 집사는 그때그때 설거지를 하게 되었어요. 쓸데없이 부지런해지고 있는 집사입니다.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하루라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새로운 우주가 펼쳐진다고. 네, 그렇습니다. 저는 청소도 자주 합니다. 1일1청소는 기본 중 기본!

 

"킁킁. 뭐 맛있는 거 안 남았냐옹?"
"지...집사! 맛있는 거 왜 너네만 먹냐옹!?"

 

이렇게 카야는 매우 자주 씽크대에서 목격되었는데요. 요즘은 집사가 카야의 건강을 위해, 카야가 고양이 전용 음식 외엔 아무것도 못 먹게 하기 위해, 열심히 바로바로 치우고 있어요. 그러니 씽크대에서 카야가 목격되는 빈도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요. 사실, 카야가 집사의 음식을 노리는 1인자로 올라서고 있지만, 다른 두 고양이들의 활약(?)도 좀 살펴볼까요.

 

저기, 저! 팝콘 하나 입에 문 카라가 보이시나요? 자세히 보셔야 보여요. 순식간에 삼키려는 걸 제가 바로 뺏었어요.
요렇게 달콤달콤한 걸 카라가 좋아해요. 물론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집사가 못 먹게 말리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 사진은 집사가 케이크 사진 찍는데 갑자기 빼꼼-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카라가 저지른 가장 큰 사건이 하나 있어요. 작년인가 제가 손님을 초대하고 열심히 상을 차리고 있었어요. 미리 디저트까지 차려두고 수다를 떨려고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세팅해두었는데요. 집사가 주방에서 메인 요리를 만드는 사이, 카라가 일을 내고 말았어요. 다행히, 케이크를 먹은 건 아니었지만, 치즈케이크 위에 얇게 발라져 있던 메이플시럽을 싹 다 핥아 먹은 겁니다. 또르르. (그 뒤론 디저트는 디저트 타임에 꺼냅니다.) 카라는 유난히, 달달한 케이크에 마음을 뺏겨요. 아, 저 위에 있던 팝콘도 캬라멜 팝콘인데! 달달하니 한 입. 이럴 속셈이었던 거겠죠? 자, 그럼 이제 카후의 진지한 습격신(?)을 좀 볼까요.

 

카후가 유부초밥을 뚫어지게 바라봐요. (예감이 좋지 않아요.)
그 옆엔 몸을 낮추고 유부초밥을 노리는 카야의 귀도 보여요.
카후가 드디어 결심을 합니다. '유부초밥 딱 한 개만 훔치자!'
결심하자마자 발을 쭉 뻗습니다. 집사는 접시를 들고 식사를 해야 했어요. 또르르. 사방에 음식 도둑들이!!!!

 

카후의 행동, 너무 만화 같지 않나요? 뭐, 예측하고 있었던 거라 놀라진 않았지만요. 카후는 신기하게도 기름진 걸 좋아해요. 빈 그릇에 기름이 남아 있으면 (카야도 마찬가지) 핥으려고 하거든요. 저기 유부초밥의 유부가 좀 기름지잖아요? 그래서 습격을 시도했나 봐요. 카후는 좀처럼 저런 행동을 하지 않는데, (아기아기할 때 제가 교육을 엄하게 시켰거든요.) 얼마전에 또 그런 행동을 하고야 말았죠. 바로 베질루르 티라미수 습격 사건!

 

"하아, 정말 맛있게 보인다냥. 우리도 좀 먹자!"
예상했음에도, 완전 방어는 실패해서 저렇게 한쪽 귀퉁이가 망가졌습니다. 또르르.

 

아기 때 카후는 그렇게 피자 냄새를 좋아했어요. 그 따뜻함도 좋아했으려나요. 예전 사진은 폰을 바꾸면서 많이 날아가서 없지만, 카후는 피자를 시키면 포장을 뜯기 전에 늘 피자박스 위에 올라가 앉았어요. 따뜻한 아궁이에 올라가 있는 것처럼요. 아직도 그 장면이 선명하게 기억나요. 그리고 피자를 꺼내서 한 조각 베어 물면, 카후는 달려들진 않았지만 냄새를 조금이라도 더 맡으려고 제 주변을 기웃거렸지요. 지금은 8킬로그램의 거묘가 되었지만, 그때는 카야처럼 작은 고양이 시절이라 정말 귀여웠어요.

 

킁킁. 카야는 집사가 먹는 음식에 늘 관심이 많아요.
냄새만 맡을 줄 알았더니 할짝할짝. 바로 떼어놓았어요.
"킁킁. 또 맛있는 냄새가 난다냥."

 

신기한 건 저렇게 고개를 들이밀고 냄새를 맡은 다음에, 맘에 들 때만 혀를 할짝거려요. 바로 옆에 있는 커피는, 향을 꼭 맡은 뒤, 화장실 모래 덮듯 공중에 헛발질을 해요. (이건 카야랑 카후랑 모두 자주 하던 짓인데요. 카야가 할 땐 괜찮지만, 카후가 할 때 그냥 지켜보면 안 돼요. 잔을 엎는 경우도 많아서 조심해야 하거든요.) 커피뿐 아니에요. 시큼하거나 상큼하거나 신선한 냄새가 나는 과일, 채소는 고양이들이 죄다 싫어하는 냄새예요. 녹차나 홍차도 냄새를 맡고 나면 꼭 덮어버리려고 하죠. 고양이들은 달달하거나, 기름진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킁킁. 또 맛있는 냄새가 난다냥."
"어디 보자, 이런 건 하나 슬쩍 해야겠다냥." 집사의 음식을 습격하는 건 나쁘지만, 저 행동 너무 귀엽지 않나요?

 

모두 아시겠지만, 고양이들은 제법 빨라서 집사도 몇 번 당하다 보면 단련이 됩니다. 예전엔 습격 당한 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다면, 요즘은 고양이 발과, 집사의 손이 동시에 나갑니다. 그래서 자주 방어 성공! 그리고 세 고양이 중 특히 카야가 요주의 고양이예요. 왜냐하면, 집사들이 식사를 시작할 때는 관심 없는 척 주위를 왔다 갔다 하다가, 접시나 그릇에 마지막 한 입(!)이 남으면, 정말 빠른 속도로 돌격해오는 겁니다. 방심하는 순간, 카야는 습격에 성공하는 거지요. 몇 번 반복해서 당한 뒤, 집사들은 식사의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됐어요. 하하. 마지막 에피소드는 습격은 아니고, 제가 고구마튀김으로 카야를 약올린 사건입니다.

 

바사삭. 맛있는 고구마튀김을 만들었고요.

 



"집사야, 이거 뭔데 이렇게 기름지고 고소하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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