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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아기 고양이 카야의 폭풍 적응기

by 후라야 202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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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월 된 아기 고양이, 꼬질꼬질 카야의 첫날!

 

처음 카야가 저희 집에 왔던 날 사진이에요. 2019년 8월 3일. :ㅁ) 7월 30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체크해보니 그날은 입양을 위해 (카야를 임보 중이던) 신도림에 방문했을 때였어요. 네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 중에서 유독 사람을 무서워하던 카야를 데려오게 되었지요. 유난히 큰 눈망울로 사람을 피해 고등어 오빠 뒤에 숨던 카야. (아니 그러고 보니 카야 오빠들이 카후랑 무늬나 얼굴이 좀 닮았었네요. 그래서 카후를 처음부터 그렇게 좋아했나봐요.) 카야네 형제자매 여섯 냥이는 구조 직전에 이틀간 사람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해요. 그런 카야였기에, 저희 집에 온 날, 더욱 조심해서 합사를 시도했어요. 집사들도 조심조심 행동했고요. 며칠은 다른 공간에 두고 서로의 울음소리만 듣게 하거나, 화장실을 바꿔주거나 하면서 적응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들었거든요. 

카야는 방에서 울고, 카후는 밖에서 웁니다. "아우~" "야옹~"

 
꼬질꼬질한 카야가, 창문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어요. 좋아하는 간식을 줘도 먹지 않았죠. 그저 저 작은 몸에, 큰 눈망울로 바들바들 떨고 있을 뿐이었어요. (애고고, 불쌍해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이틀을 보냈을까요. 카야는 점점 집사들을 덜 무서워하기 시작했어요. 다가와서 다리에 매달려 장난치기도 하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혼자 놀기도 하고, 눈치 보긴 했지만 물을 핥짝거렸지요. *ㅁ* 그리고 방문을 열어주자, 파워당당... 거실로 나가더라고요.

 

합사 3일 만에 거실 소파 입성...! 여전히 꼬질꼬질.

 

저 당당한 포즈라니. 원래 이 집에 살던 것처럼 자연스러워요. 그리고 저 소파가 1인용 소파니까 카야가 얼마나 작고 작았는지 아시겠죠?ㅎ 이따 카후의 소파신도 있으니 한번 비교해보세요. 어쨌거나 저렇게 소파에도 올라가서 잠시 앉아 있더니, 또다시 활동을 시작합니다. 벌떡 일어나(?) 무언가를 향해 "야아아옹!" 하고 크게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야아아아아아옹! 야아아아아아옹!" 몸을 쫙 펴고 소리쳐요.
잠시 집사도 노려보고요. (오, 오... 올려달라는 걸까요?)
"카후 오빠아아아아앙! 카야도 올라갈래! 올라갈래!"

 

사실, 카야는 카후 오빠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어요. 저희 집에 오고 2일은 혼자 작은 방에 있었고, 3일차이자 다른 고양이들과 대면한 건 첫날이었는데요. 저렇게 우렁차게 울었어요. 누가 보면 친화력 갑인 고양인 줄 알겠어요. *ㅁ* 여튼, 저 옆 모습이 귀엽긴 합니다. 한참 소리치더니!
폴짝- 식탁 위로 올라가요. 우아. 그 작은 몸으로 벌써 식탁 위에 올라가다니, 정말 놀랐어요. 아기 고양이 카야는 의자를 밟고 뛰어 식탁에 올라가더니, 식탁과 연결된 싱크대를 지나 가스렌지가 있는 곳까지 갔어요. 거기엔 루스커스(라고 꽃다발 사이에 있던 녀석인데 물꽂이를 해두면 오래 볼 수 있다고 들었지요)가 있었어요. 카야는 식물이 신기했는지 그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루스커스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작은 몸을 열심히도 움직이는게 마냥 귀엽게 느껴져서 계속 쳐다보았지요. 그.러.다. 대참사가 일어났어요. (어흑) 제가 카야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했나봐요. 카야가 그만...! (무슨 일인지는, 바로 아래의 영상을 꼭 끝까지 보세요.)

이 영상은 꼭 끝까지 보셔야 해요, 꼭이요, 꼭!

 

이때 카후는 뭘 하고 있을까요. 무언가를 응시하고 있네요.

 

카후는 커다란 눈망울로, 매우 집중해서 카야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었어요. 카라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고양이답게 카야가 다가오면 하악질을 하며 거리를 뒀지만, 카후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저 관심 어린 눈빛으로 카야를 지켜봤어요. 카야의 지랄발광 행동들을 묵묵히 바라본 거지요.

 

꼬질꼬질하지만 눈망울은 초롱초롱한 카야가 그 앞에 있네요.

 

아기 고양이 카야는 넘 귀엽지 않나요? 모든 동물의 아기들은 그 작고 앙증맞은 몸만으로도 몇 배는 더 사랑스러운 것 같아요. 저런 카야도 금방 자라날 테니까 아기 때 사진을 많이 남기기 위해 별것 아닌 몸짓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곤 했어요. 끊임없이 움직이는 카야도 귀엽고, 저랑 비슷한 눈빛으로 카야를 바라보는 카후도 귀여웠어요. 참 저 꼬질이 카야는 병원에 예방접종을 가기 전에 목욕을 한번 시키려고 시도했는데 욕실에서 개구리처럼 팔짝팔짝 뛰는 바람에 1차 시도는 실패했어요. 카야는 역시 저세상 고양이. (카후, 카라는 저렇게 힘들게 목욕시키지 않았는데...!)

 

카후의 저 진지한 눈빛. 카야의 행동을 관찰하느라 집중집중.
카야가 또 소파로 돌아와서 얌전히 앉아 있어요. (카후가 앉은 소파랑 같은 사이즈입니다. 카야 크기 예상되시죠?)
"어머. 쟤 왜 저래? 집사야?" 카후가 또 당황한 표정을 지어요.

 

 

영상 관람 포인트! 소리 켜놓고 끝까지 다 보셔야 합니다.

 

뛰어놀다 지쳤는지 캣타워 꼭대기에서 잠든 아기 카야.

 

도대체, 어디가 합사 3일째 된 고양이인지. 거실로 처음 나온 고양이인지. 너무너무 신기했어요. 카후랑 카라는 나이도 있고 제법 얌전해져서 집이 조용한 편이었는데요. 카야가 오자마자 집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바꼈어요. 우다다다다- 우다다다다- 카야는 에너자이냥 같아요. 자자, 잠시 잠 보충 했으니 또 움직여야 우리의 카야겠지요?

 

카후가 또 뭘 보고 있네요. 뭘까요?
커튼 뒤에 쏘옥- 카야네요. 답이 너무 쉬웠나요?
잠시 또 휴식 타임인가요. 카후는 대리석 쿨매트에, 카야는 해먹 침대에서 쉬고 있어요. 그렇다면, 카라는 지금?
딴세상에 있는 것처럼 (이렇게 시끄러운데도!) 고요해요.
그럼 그렇지. 강한 여름 햇살 맞으며 카야는 또 돌진합니다!

 

카야의 그림자마저 씩씩해 보여요. 처음 만난 날(3일차지만 대면한 건 첫날인데!) 이렇게 온 거실이 자기 세상이면, 우리 카야 일찍 적응하는 거 맞죠? 우리 카후랑 카라 착한 어른 고양이 맞죠? 합사를 실패해서 파양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해서, 사실 진짜 걱정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잘 적응해주어서 정말 아이들에게 고맙더라고요. (물론 그 뒤로 약간의 적응통을 세 마리 모두 겪고 완전한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카야가 온 지 일주일 정도 지나니, 요렇게 자주 가까이 있게 되었어요. 카후는 마치 엄마처럼 카야를 돌봐주게 되었고요.
카후의 하품에서 그 고단함이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 하하.
"어라라? 집사 언니. 지금 들고 있는 거 그거 뭐냥??" (아이퐁? 말이야?)

 

지금까지 카야와 카후, 그리고 카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저때 당시 카라가 카야를 너무 싫어해서 하악질만 하고 멀리 있곤 했어요. 그 탓에, 카라의 등장이 별로 없네요. 또르르. 카라는 늘 고양이는 다 싫어하고 사람만 좋아했는데, 이 정도면 합사 성공 맞지요? 세 똘괭이들의 첫 만남 일주일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도, 아무래도 카야의 활약(사고뭉치니까요)이 많아요. 세 똘괭이들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ㅁ)

 

어느새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카후와 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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