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양이 키워요

고양이들의 금요일

by 후라야 2020. 8. 7.
728x90

우리는 다들 금요일만 기다리며 살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늘, 쉼과 여유과 목마른 현대인들이죠. 고양이들은 어떨까요. 늘 잠을 늘어지게 자고, 꼭 필요한 만큼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사는 우리 고양이들 말이에요. 오늘은 세 고양이들의 (불과 몇 시간 전의!) 따끈따끈 금요일 오후 일상을 소개해볼까 해요.

 

막내 카야는 집사가 코바늘 뜨기 하는데 옆에 와서는 집사의 박스(?)를 차지하고 앉았어요.

 

집사의 손놀림을 구경하다가, 이내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요.

 

카야의 무한 그루밍.

 

"하암~ 졸려. 그루밍도 귀찮아. 잠이 쏟아진..."

 

 

무한 그루밍 하던 카야가 어느새 지쳐 잠들었어요.
잠잘 때가 제일 사랑스러운 우리 카야의 뽀송한 냥발, 냥발!

 

카야의 금요일 오후는 그래도 세 똘괭이 중에서 가장 바빠요. 아니, 그루밍 하다가 잠들었는데, 뭐가 바쁘다는 거지! 하고 생각한 분들은 이 글을 끝까지 봐주세요. 이제 2살이나 된 성묘지만 아직 캣초딩 티를 벗지 못했고, 또 거의 신생아 수준으로 자는 노묘 언니(카라) 오빠(카후) 사이에서, 혼자 가장 많이 깨어 있거든요. *ㅁ* 자, 그럼 이번엔 둘째, 카라의 시간을 들여다볼까요. 카라야, 카라야, 넌 뭐하고 있니?

 

"집사 언니, 나 쓰다듬어줘!" 카라는 저희 집 대표 개냥이답게 유일하게(!) 집사에게 안겨 드네요. (더워서 반바지를 입었더니 통통 몬생긴!!! 제 다리 죄송해요!ㅎ)

 

제가 대신 쓰다듬어드립니다. 고양이의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무한 쓰담쓰담.

자, 카라는 집사의 손길을 만끽하며, 잠들었다 깼다가, 갸르릉거리다가,를 반복하며 오후를 보내고 있었네요. 카야는 아까 자다가 깨서는 거실에 있는 카후 오빠를 괴롭히다가(?) 다시 안방에 있는 카라 언니가 뭐하나 궁금했나 봐요. 기웃거리다가 뒤에서 구경하다가, 또 잠을 자다가 하네요. 아고, 뀌여운 것들. 카라가 너무 좋아해서, 집사는 정말 한참 동안 카라 털을 쓰다듬어 주었어요. 쓰담쓰담. 안온한 카라 얼굴 보며 집사도 같은 마음이 돼요. 자, 그럼, 이 기분 좋은 꿀요일, 금요일 오후에 첫째 카후는 뭘 하고 있나 거실로 가볼까요?

 

어머, 집사가 나가자마자 그 소리에 자다 깬 카후가 크게 하품을 하고 있어요. 나른나른한 고양이의 오후에, 금요일의 나른함이 더해졌나 봐요. 하아아아암~*
자주 그렇듯, 언제 하품했냐는 듯, 아닌 척해요. 고상하게 생각하는 척하고 있는 카후예요. ('오늘 저녁은 몇 시에 먹을 수 있으려나? 집사가 밥 늦게 주면 안 되는데...' 뭐 이런 생각?)

 

 

졸리면서 생각하는 척하는 카후. 명상하는 고양이!

쉬고 있던 카후 오빠 곁으로 막내 카야가 돌진해옵니다. 카야는 카후 오빠 껌딱지니까요. 카후는 꽤 자주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카야의 엄마 역할을 자처해요. 생후 두 달쯤 됐을 때 신도림 어느 곳에서 학대당하던 고양이 육남매가 구조되었는데 그중 한 녀석이 카야였어요. 엄마 고양이의 행방은 묘연하고, 육남매들은 구조한 분이 두 냥이를 맡아 기르시고, 카야를 포함한 네 냥이는 각각 다른 곳으로 입양되었지요. 어쨌든 그런 카야이다 보니, 처음 저희 집에 왔을 때 사람을 무척 무서워해서 집사1, 2에겐 곁을 내어주지 않았죠. 카라도 원래 고양이를 싫어하고 사람만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카야는 카후 품에 뛰어들었어요. 평소 집사의 들이댐은 안 받아주는 카후지만, 어린 카야가 불쌍해 보였나 봐요. 수컷이면서도, 카야가 오빠 찌찌를 빨면, 기꺼이 견뎌주어요. 물론 너무 세게 빨아서 아프거나, 힘들 때는 도망칩니다! 하하.

 

"오빠 찌찌, 오빠 찌찌." 카야는 카후 오빠에게 달려들었죠.
"오구오구, 그래 내 동생." 카후는 기꺼이 참고 기다려주며, 그사이 카야의 털을 열심히 그루밍 해줍니다.

 

 

"오빠 찌찌, 오빠 찌찌." 하는 카야랑, 카야를 그루밍해주는 카후.

 

'앗. 놀아주긴 귀찮은데 도망가야겠다. 후다닥.' 카후의 속마음?



카후는 한참이나 카야를 그루밍해줘요. 오빠 품에서 찌찌도 빨고, 꾹꾹이도 하고, 그루밍도 받던 카야는 갑자기 카후 오빠랑 놀고 싶어졌나 봐요. 카후 오빠에게 놀자고 공격(?)을 시도합니다. 카후는 한숨 한번 크게 쉬고(실제로 고양이도 한숨 쉬는 거 알고 계시나요? 호호.) 카야의 공격을 가볍게 저지하고 자리를 떠나지요. 늘 반복되는 패턴이에요. 카후가 소파에 있으면 소파가 무려 1묘1소파가 가능하게 3개나 있는데도, 꼭 카후 오빠가 있는 소파로 달려가고요. (덕분에 집사1, 집사2도 소파에 앉을 수 있어요. 가끔 둘이 따로 앉아서 소파를 차지하고 있을 때는 집사 한 명은 바닥에 앉습니다. 또르르. 고양이가 먼저지요!) 카후가 침대로 달려가면, 쪼르르 침대로 따라갑니다. 캣타워로 가면, 말해 뭐하나요!ㅎ 그래서 카후는 카야랑 시간을 보내주다가, 혼자 쉬고 싶어서 슬쩍 자리를 피하는 게 반복되는 겁니다.

 

카후 오빠가 떠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카야.
잠시 그윽하게 생각하는 척하더니 캣타워로 숑~ 이동합니다.
카야는 캣타워 꼭대기를 참 좋아해요. 완전 꼬꼬마일 때부터 원래는 서열 1위가 차지한다던 그 자리를 늘 차지했어요. (그러고 보면 서열 1위 카후, 2위 카라가 참 착한 거 같아요!)
완전 쪼꼬미일 때도 파워당당 꼭대기 차지. 혼자 있을 때만 그런 거 아니냐고요? 그럴까요?
세 마리가 모두 캣타워를 이용할 때도 당당하게 꼭대기!

 

세 고양이들의 아주 평범한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아침에도 푹 자고 일어나, 집사가 챙겨주는
점심을 먹고요. 예쁘게, 깨끗하게 그루밍을 하다가, 낮잠을 자고요. 또 깨어나면 장난 치고 놀거나 바깥 세상 구경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지치면 또 잠을 청하는 우리 집 세 똘괭이들입니다. 세 고양이들의 금요일 오후, 넘넘 여유롭지 않나요? 우리의 금요일도 고양이들의 여유 반만 닮았으면 좋겠어요. 지칠 대로 지친 마음이지만, 금요일 밤의 여유를 천천히 만끽하면 어떨까요.

 

카후가 다시 소파로 돌아오자, 카후 껌딱지 카야도 소파로 돌아왔어요. 저렇게 카후 품이 좋을까요? 카야는?

 


금요일, 늦은 오후. 자, 드디어 퇴근 시간이 다가와요. 모두, 세 똘괭이들처럼, 평화로운 금요일이기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힘들었던 것만큼, 이번 주말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여유롭고, 한갓진 순간이기를 응원합니다. :ㅁ)

또 만나요, 안녕!

 

카후의 냥발 인사 넘 사랑스럽지 않나요? (똥꼬발랄!)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