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초마 짬뽕 집에서 간단하게 즐겨요!
저는 원래 짬뽕을 싫어했어요. 너무 느끼하거나, 자극적이거나, 비릿한 느낌을 받곤 했죠. 그랬던 저에게, 몇 년 전 미식가로 유명해서 조선일보에 음식 칼럼까지 연재했던 한 선생님이 이곳 초마를 추천해주셨죠. 그때는 초마가 지금처럼 대중에게 엄청 유명하지는 않던 시절이었어요. 줄 없이 바로 들어가서 먹을 수 있었던 시절! 어쨌든 그 샘은 짬뽕을 안 좋아한다는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짬뽕을 먹게 해주겠다며 안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홍대 초마에서 짬뽕을 먹게 되었습니다. 와. 저는 그때부터 짬뽕과 사랑에 빠졌어요.
그 후론 주기적으로 먹고 싶어서 찾아가는 음식이 된 거죠. 짬뽕이. 초마의 짬뽕은 고운 입자의 고춧가루를 써서 국물이 정말 깔끔하고 개운해요. 자극적이지 않고요. 지금까지 수많은 짬뽕 맛집을 가보았지만, 제게 있어 초마 짬뽕은 늘 최고의 짬뽕이었어요. (제가 청계산 리숨두부에서 파는 두부짬뽕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하하. 지금은 리숨두부의 두부짬뽕이 1위이고, 초마짬뽕이 2위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 달에 2번 이상은, 영등포 신세계 백화점 초마에 가서 늘 이 짬뽕을 먹고 오곤 했는데요. 지금은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2020년 내내 초마 짬뽕을 먹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초마에 매번 방문할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초마짬뽕 냉동제품이... 지난주 장 볼 때는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도전해보았습니다. (2인분 가격이 이마트 기준 8천 원 정도였습니다.)
짬뽕 소스 2봉지, 짬뽕 수타면 2봉지. 모두 냉동 보관입니다.
참, 직업병 때문인지, 레시피를 보다가 오류를 발견합니다. 겉봉지에는 면을 약 40초간 삶으라고 나오는데, 면 속봉지에는 약 50초간 삶으라고 나옵니다. '뭐야. 뭐야. 왜 이 정도도 통일이 안 되어 있는 거야.' 하다가, 이내... 이 두 가지를 대조해볼 사람은 거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삶을 때는 넉넉하게 1분 넘게 삶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끓는 물에 면을 넣으면 다시 끓을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잖아요. 50초에 면을 맛보니, 약간 밀가루 맛이 느껴졌어요. 물론 다 익힌 것을 냉동시킨 제품이지만, 다시 익힐 때도 시간은 중요하잖아요. 1분 정도로 하시되 면 상태를 체크해보고 삶아주세요.
라면만큼 간단한 초마 짬뽕 만들기 지금 시작합니다. 소스팩을 끓는 물에 5분간 해동부터 해주세요.
그 후 팩을 개봉해서 1분 30초간 끓여주는 게 기본 레시피인데요. 저는 1분 30초 했더니 끓어오르지도 않아서, 살짝 끓어오를 때까지 가열해주었어요.
그리고 소스가 어느 정도 끓기 시작할 때, 끓는 물에 면을 넣고 살살 풀어줍니다. 이미 넣자마자 자기 혼자(?) 펼쳐지는 면이긴 합니다. 살짝 데워준다는 느낌이에요. 기본 레시피대로라면. 40~50초간 삶으라고 되어 있지만 전 1분 정도를 추천드려요.
삶아낸 면을 물기를 제거하고 그릇에 옮겨 담습니다.
그리고 끓여준 소스를 골고루 부어줍니다. 완성!
보통 초마에 가면 얇게 썬 단무지를 사이드로 주는데요. 사실 단무지 같은 거 없이 짬뽕만 먹어도 깔끔하고 맛있어요. 느끼한 짬뽕이 아니다 보니, 단무지 따위 필요 없습니다. :)
요렇게 남편 것과 제것. 딱 초마 짬뽕만 차렸습니다.
초마 짬뽕은 그대로 1봉지씩 1인분으로 먹어도 딱 좋고요. 요렇게 국물에 밥을 말아 짬뽕밥으로 먹어도 좋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짬뽕으로 먹고 싶다고 해서 2봉지를 다 끓여서 짬뽕을 먹고, 밥을 살짝 추가해서 짬뽕밥을 즐겼는데요. 처음부터 짬뽕밥이 먹고 싶은 날은, 초마 짬뽕을 한 봉지만 끓여서 반으로 나눠 먹으며 밥을 추가해 짬뽕밥으로 즐겨도 충분합니다. 뭔가 이 조합이 조금 모자라 보이면 군만두 정도 같이 먹으면 굿굿.
그리고 초마짬뽕은 실제 초마 매장에서 먹을 수 맛을 최대한 살린 냉동식품인 것 같아요. 국물 맛이 제대로거든요. 남편과 제가 느낀 차이는 어느 정도냐면요. 음, 청경채 같은 비교적 비싼 채소가 빠져 있다는 점과, 훨씬 더 풍성하게 들어가는 재료의 양이 부담 없이 줄었다는 점, 그리고 냉동된 면을 다시 가열해서 먹는 것에서 차이나는 식감 살짝? 이 정도뿐. 냉동식품으로 초마의 맛을 이 정도까지 재연했다는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남편과 저는, 앞으로 늘 초마 짬뽕 한 세트 정도는 사두기로 했어요. 둘 다 초마짬뽕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데이트할 때도, 결혼해서도 함께 자주 갔던 추억의 초마 짬뽕이지요.
너무 자극적이거나, 느끼하거나, 풍성 해물맛을 원하는 분이 아니라, 깔끔하고 맛있는 짬뽕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초마짬뽕만 한 별미가 없을 거예요. 혹시 아직 안 드셔보셨다면 꼭꼭 드셔보세요. 이건 정말 너무 맛있어요. 초마 만세! (코로나 탓이 제일 크지만 이제 매장 갈 일 없겠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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