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카이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또 식물 키우는 법을 들고 찾아왔어요. 바로, 바로, 제가 사랑하는 셀렘입니다. 지난 여름 제 생일 때 언니에게 선물로 받은 녀석이에요. 생일은 7월인데, 언니가 6월인가에 미리 사줬던 것 같아요. 셀렘을 만나게 된 건 운명 같았어요. (무슨 헛소리?) 약간 히스토리를 거슬러 올라가면요.
제가 부천에 살고 있는데요. 저의 단골 꽃집은 '제이플레르'라는 꽃집으로,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아름다우신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수형도 엄청 예쁜 녀석들이 많아서 꽃집에 들어서면 시선을 빼앗기죠. 하하. 그러니까 언니랑 함께 (어떤 식물이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이플레르에 갔는데요. 들어서자마자 화사하게 초록빛을 뽐내던 셀렘에게 반해버렸죠. 저는 이미 셀렘이란 식물을 알고 있었지만, 제 좋아할 만한 식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수형이요. "사장님, 이 식물 이름 뭐예요?" 했더니 셀렘이라고 답하셨죠. 전 곧장 "제가 본 셀렘 중에 가장 예뻐요. 저 이 녀석 데려갈래요." 진짜 식물을 보고도 한눈에 반할 수 있더라고요. 어쨌든 그래서 저희 집에 오게 된 셀렘입니다.
최근에는 제이플레르를 못 가고 있네요. 집에 식물이 너무 많아서 물 주는 데만 해도 한 시간씩은 걸려서 더 늘리지 않기로 했거든요. 그래도 특별한 날엔, 한 친구를 더 입양해오고 싶죠. 11월에 기념일이 있어서 남편에게 식물 입양을 허락받고(?), 곧장 사장님께 카톡을 보냈습니다. "사장님, 저 아레카야자 토분에 식재해주세요. 천천히 준비해주셔도 됩니다." 마참 이번 주 토요일에도 농장에 가신다며 식재되면 연락 주시기로 했어요. 크기는 작은 녀석으로 부탁드렸어요. 저 예쁜 셀렘이 너무 무거워서 물 주고 여기저기 옮겨줄 때 팔목에 무리가 가더라고요. 히히.
아, 본격적인 셀렘 키우기 방법을 알아보기에 앞서 주의 사항이 있어요. 고양이나 강아지 등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라면, 식물을 그냥 무턱대고 들일 수 없죠.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꼭 체크해보아야 해요. 불행히도 셀렘은 독성이 있는 식물입니다. 고양이와 한 공간에 두고 기르실 순 없어요. 저는 베란다나 고양이가 가지 못하게 문을 닫아두는 방에서 셀렘을 기르기로 했어요. (이미 고무나무 등 독성 강한 식물들이 베란다와 금묘의 방에서 많이도 자라고 있답니다.) 처음 셀렘을 데려온 날도 사진만 찍고 바로 베란다로 옮겨주었어요.
사실 저는 저런 장식적인 요소가 있는 화분을 좋아하지 않아요. 아주 심플하고 아무 장식도 없는 도자기 화분이나 토분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사장님의 센스 덕분인지, 저 화분에 셀렘이 찰떡인 거 있죠! 그리고 보통 셀렘을 화분 하나에 그리 많이 심지는 않는데, 사장님께선 엄청 큰 화분에 꽤 많이 식재해주셨지요. 그래서인지 제가 한눈에 반했나 봐요. 아름답고 우아하고 싱그러운 여신 같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셀렘의 꽃말은 "나를 사랑해주세요"라고 해요. 솔직하고 당당한 느낌이에요. 아닌 척하지 않아요. "나를 사랑해주세요", "네, 네. 듬뿍듬뿍 사랑을 드릴게요."
그럼 본격적으로 셀렘 키우기 방법을 살펴볼게요.
셀렘 키우기
이름: 셀렘.
학명: selloum.
원산지: 남미에서 온 관엽식물이에요.
종류: 제나두 셀렘, 호프 셀렘 등
생육온도: 셀렘은 20~25도 사이가 좋습니다. 추위에 약하니까 겨울철엔 베란다 말고 꼭 실내에서 키워주세요.
물 주기: 셀렘은 과습에 약해요. 여름엔 일주일에 1번 정도, 화분 밑으로 물이 빠져나올 만큼 듬뿍 주고요. 겨울엔 10일에 1번 정도 마찬가지로 화분 밑으로 물이 빠져나올 만큼 듬뿍 주셔야 해요.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텀으로 물을 주는 과정이 싫다면 겉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흠뻑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잎에 분무를 자주 해주시면 좋아요. 흙은 건조해도 잎은 촉촉하고, 공기 습도가 높으면 더 잘 자라요.
통풍: 제가 매번 강조하지만, 식물에겐 햇빛, 물, 흙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통풍도 정말 중요해요. 환기를 자주 시켜주시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놓아주세요.
햇빛: 직사광선을 피해서 밝은 거실이나 반그늘에 두세요. 햇빛이 잘 들지 않아도 통풍만 잘된다면 잘 자랍니다.
가지치기: 묵은 잎은 그때그때 정리해주면 가지 사이사이 통풍이 더 잘됩니다. 또 마른 가지는 물론, 맨 아래에 먼저 자란 오래된 잎사귀를 중심으로 가지치기 해주시면 좋습니다.
공기정화식물: 공기정화에 탁월해요.
셀렘 병충해: 먼저 저희 집 셀렘에도 나타는 현상이, 작은 반점 같은 구멍이 생기고 있어요. 하지만 이건 병충해가 아니라 일교차로 인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육에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혹시 다른 벌레의 흔적이나 끈적임이 없이 가볍게 자잘한 구멍(제 글 하단에 사진들 참고하세요.)이 생겼다면 병충해는 아닙니다. 하지만 꽤 많은 분들이 셀렘을 키우면서 진드기나 깍지벌레의 피해를 입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셀렘은 스스로 열을 내는 정온 식물이라고 해요. 그래서 온도 조절을 통해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 편이래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시 마시되, 혹시라도 이상한 점이 보인다면 약을 뿌려 퇴치해주시는 게 좋겠죠?
수경재배: 셀렘은 수경재배로도 기를 수 있어요. 다만 수경재배를 할 때, 잎주머니가 있는 가지를 잘라 통째로 물꽂이를 해야 뿌리가 잘 난다고 해요. 하지만 잎자루를 하나씩만 잘라서 꽂아놓은 분들도 뿌리가 난다는 인증이 많더라고요. 다만 새로운 줄기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객체로 키우고 싶다면 줄기를 통으로 잘라서 물꽂이 하는 게 좋다고 해요. 가지치기할 때 한번 도전해봅시다!
셀렘 수형이 참 예쁘죠. 몇 달 방치했더니 새로운 줄기들이 많이 자라서 가지치기를 해줘야 할 시기를 살짝 지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가지치기를 해준 적 없는데도 상한 잎이 별로 없어요. 기특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셀렘입니다. 저는 처음에 몬스테라를 데려왔을 때 그 수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키우다 보니 정이 들었지요. 처음엔 별로였던 몬스테라와, 처음부터 한눈에 반했던 셀렘과 비교하면, 의외로 이 녀석들 꽤 닮았습니다. 수형이요. 신기하죠? 덕분에 몬스테라에도 애정이 좀 더 생겼지요.
아까 말씀드렸던 셀렘의 병충해 부분에서요. 약간의 자잘한 반점 같은 것들이 생겼는데요. 이건 일교차가 커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요. 안 그래도 저런 게 없다가 갑자기 최근에 추워지면서 생겼거든요. 끈적거리거나, 돌아다니는 작은 벌레도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 새로 난 잎들은 더더 멀쩡하고요. 오래된 잎이랑 새 잎이랑 정말 빛깔부터 다르지요? 저 연두연두한 싱그러움!
정말 싱그럽지 않나요? 저 연두 연두 사이로 보이는 결도 아름다워요!
요렇게 시들시들해진 아래에 있는 잎들도 다 가지치기해주었습니다.
가지치기를 안 해줬더니 영양분이 부족해서 이렇게 작고 길쭉하게 잎사귀가 자랐어요. (어머나, 귀찮아서 핸드크림 안 발랐더니 제 손 어쩔 거예요. 내일부터는 핸드크림 발라야겠어요!)
비교적 덜 튼튼해 보이는 마른 녀석, 시들시들한 녀석, 살짝 구멍 난 녀석들을 모두 잘라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녀석들을 그대로 다 버리기엔 뭔가 미안하죠!
가지치기 한 녀석들 중 건강한 아이들을 골라 물꽂이를 해주면 어떻까요?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집이라면 거실 테이블 위나 식탁에 둬도 정말 예쁠 거예요.
요렇게 말이지요. 카페 같은 분위기 나지 않나요? 저는 고양이를 세 마리나 키우는데, 셀렘에는 독성이 있으니까 사진만 찍고 물꽂이 할 걸 화장실로 옮겼습니다.
아, 그리고 꿀팁 하나 드릴게요. (꿀팁이려나요?!) 작은 화분들은 일일이 옮겨서 주방이나 화장실에서 물을 듬뿍 주고, 물을 완전히 다 빼준 다음 고이는 물이 없을 때 화분 받침대로 다시 가져다 놓는데요. 중형 화분이나 대형화분은 별도로 물 빼기 좋은 화분받침을 사지 않은 이상 물을 흠뻑 주고 화분받침을 물기 없이 관리하기란 무척 어려워요. 하지만 저는 이때, 식물 영양제 통을 버리지 않고 스포이드로 재활용합니다. 화분받침에 살짝살짝 고인 물을 싸악 빨아들여서, 제거해주는 거죠.
영양제 통 안으로 물이 빨려 들어오는 게 보이시나요?
받침대에 고여 있는 물을 다 제거했습니다, 하하!
오늘은 셀렘 키우기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셀렘은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물이래요. 제가 비염 알레르기가 심한데, 셀렘이 저에게 복덩이였네요. 그래서일까요. 저 요즘 비염이 좀 덜해졌어요. (저는 여름에 제일 알러지가 심해지는데, 겨울이 오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셀렘은 몬스테라처럼 튼튼하고 키우기 쉬운 녀석입니다. 셀렘은 통풍이 잘되는 반그늘에서, 과습이 되지 않게 물만 주면 햇빛쯤 좀 부족해도 아주 잘 자라줍니다. 공간을 싱그럽게 바꿔주는 에너지가 있는 녀석이에요. 언젠가 셀렘을 대대적으로 가지치기해줄 때 (셀렘을 위해서요!) 물꽂이에 성공한다면, 저에게 셀렘을 선물해준 언니에게 아기 셀렘을 선물해줘야겠어요. 하하.
혹시 지금 반려식물의 입양을 고민하고 있었다면, 셀렘 어떠세요? :)
집사가 일할 때 카라가 옆에 와 있어요. 마치 저의 소중한 홍차를 카라가 마시는 듯한 착시 현상이...
카라는 집사 옆에 와서 졸면서 일광욕하고 있습니다.
아련 아련한 저 눈빛. 뒤에 보이는 해피트리 잎사귀의 구멍은 카라 짓이에요. 하지만 해피트리는 여전히 튼튼하고, 해피트리 잎에는 독성이 없어서 카라가 좀 씹어도 문제될 건 없어요. 이렇게 오래오래 고양이와 해피트리가 잘 공존해주면 좋겠어요. 제게는 둘 다 소중하니까요. (물론 저희 고양이들이 더 소중합니다. 해피트리야, 미안해!)
카라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갑자기 입을 쩍. 하품을 공룡처럼 합니다. (울 카라 너무 귀엽죠?)
다시 낮잠 요정이 카라에게 찾아왔어요.
집사는 카라를 보며 포근한 마음을 안고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있었지만... 카라를 찍느라 잠시 딴짓했네요.)
카라가 제게 말을 건네는 것 같죠?
땡! 하품하는 거였습니다. 하하.
입 쩍벌냥. ㅋㅋㅋ
다시 아무 일 없는 척하는 카라예요. 고양이들은 하품하고도 고상한 척 표정을 짓는데 너무 웃깁니다. 어쨌든 오늘도 사랑스러운 저의 셀렘과 우리 카라를 만나보셨습니다. 오늘 저녁도 맛있게 드시고, 몸과 마음의 건강 늘 챙기셔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