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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오늘도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feat. 막내 고양이 카야)

by 후라야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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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feat. 막내 고양이 카야)

안녕하세요. 에디터 카이입니다. 

오늘은 급한 마감을 끝내고 이제 한숨을 돌려볼까 하는 오후였어요. 햇살이 막 쏟아지고 있어요. 행운목 잎사귀 사이사이 그림자를 피해 빛이 반짝반짝. 특히 가전제품 중 오후에 영롱한(?) 빛과 그림자를 만드는 녀석들도 있어요. 카야는 이 빛에도 관심이 커요. 다른 고양이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이 빛들에 말이죠. 오늘도 늘 그렇듯 햇살이 쏟아졌고, 카야는 그중 가장 궁금한 빛을 더 가까이서 보려서 서 있네요.  

막내 고양이 카야의 등짝은 햇살샤워 중이에요. 얼마나 저기 오래 서 있는지 등짝을 만지면 보통 따끈따끈합니다. 카야는 호기심 가득한 자세로 천장 가까이 높이 있는 빛을 눈으로 쫓고 있어요. 어차피 닿지도 못할 텐데, 웬만해선 포기를 모르죠. 카야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집사가 테이블을 톡톡 건드렸더니...

카야는 화들짝 놀라 집사를 빤히 쳐다봅니다. 아니,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싶으면서도, 저 역시 카야처럼 잘 놀라는 편이라서 그러려니 해요. 땡글땡글 눈으로 집사를 바라보더니,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잠시 피곤해진 건지, 카야는 캣타워로 올라갔어요.

지는 해는 은은하게 빛을 비추고 뜨겁기보단 따뜻하죠. 카야는 등짝에 햇살샤워하면서 자다가, 집사 일하는 걸 구경하다가를 반복해요. 저 발바닥... 왠지 건드리고 싶지만, 카야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로 합니다. (집사도 바쁘거든요!ㅋㅋ) 카야는 삼색이 고양이라 그런지 얼핏 보면 다람쥐도 닮았어요. 카야는 사고를 많이 치고 하늘을 날듯 점프도 잘하니까, 하늘다람쥐를 닮은 것 같아요. 

햇살 받은 카야예요. 분위기 있어 보이죠? 실제로는 오늘은 무슨 사고를 칠까, 궁리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해가 지기 전에, 카야는 야무지게 오늘치 사고도 쳤습니다. 바로바로, 주로 카라가 쉬고 있는 게스트룸인데요. 카라 잘 쉬고 있나 하고 들어갔더니, 카라는 침대에서 얌전히 있고, 제가 아끼던 테이블야자가 쓰러져 있는 거예요. 아아... 카라 짓일까? 아니에요. 얌전한 카라가 그럴 리 없죠. 사고 현장을 목격하진 못했지만, 아무래도 카야가 의심이 돼요. (자주 그러니까요.) 그리고 카야는 사고 치고 나면 눈치보면서 현장을 기웃거리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가 테이블야자를 수습하는 사이, 카야가 알짱거려요. 그리고 저 표정을 보니... 역시나 카야의 짓이 확실합니다. 또르르. 집사는 테이블야자가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화분이 깨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현장을 수습했어요. (참고로, 우리 카야는 동작이 민첩해서 사고칠 때마다 자기는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어요. 안 다치고 사고치니 그나마 또 다행입니다.)

그리고 며칠전에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게스트룸에 들어갔더니... 카야가 아까랑 무척 닮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요. 제가 아끼는 포스터 앞에서. (그것도 부악부악 찢어진 포스터 앞에서요.) 네, 카야는 포스터를 찢는 고양이입니다. 자주 찢어서 카야를 피해 포스터나 엽서가 다 위로, 위로 위치를 옮겨갔지만... 미처 바꾸지 않고 그냥 둔 포스터를 며칠 전에 공격한 겁니다.

찢어진 포스터를 뗄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것도 빈티지고, 추억이지뭐... 하면서 테이프 붙여 주었어요. 그랬더니 다음 날은 반대 쪽을 부악 찢어놓는 우리 막내 고양이 카야. 역시 카야답습니다. 찢어진 포스터를 보고 둘째 언니가 느낌 있고 좋다고 해서, 그냥 찢어진 채로 방치하기로 결정했네요, 하하.

바쁜 와중에도, 우리 고양이들을 사고를 치고, 밥 달라고 울고, 쓰다듬어달라고 안겨드네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들이 건강하고, 우리 고양이들이 건강하기만 해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겠구나. 알면서도 일상을 살다 보면,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신세 한탄을 하게 될 때가 있잖아요. 오늘 새삼 또 느꼈어요. 이렇게 카야처럼 매일매일 사고를 쳐도, 우리 카야가 건강해서 참 다행이다, 오래오래 내 곁에, 우리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 

모두들 저마다의 일상을 살아내느라,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계시지요?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저도 여유 날 때마다 이웃님들 보러 놀러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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