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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세 고양이들의 나른한 오후!

by 후라야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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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이입니다. :) 며칠 전이었어요. 오후에 햇살이 따뜻하게 쏟아지던 날. 저희 집 세 고양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장소에서 자리를 잡았어요. 둘째 고양이 카라는 집사가 창가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려고 빼둔 스툴 (저는 등받이 있는 의자를 다른 방에서 가져왔죠.) 위에 살포시 자리 잡습니다. 하지만 졸린지 오자마자...

공룡처럼 쩌억- 하품을 합니다. 저는 하품 하는 고양이가 귀엽기만 한데,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분들에겐, 한없이 더 무섭게만 보이는 표정인가 봐요. 입을 쩍 벌리면 소리를 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특히 예전에 카후는 소프라노처럼 사진이 찍힌 적도 있어요.

카라의 주된 특징(특히 다른 두 냥이와는 구분되는)은 고양이치서 눈이 작다는 겁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눈매 덕분일지 탓일지... 자주 사람처럼 얼굴인식이 되어요.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얼굴인식이 되는 고양이 카라를 보며, 집사는 한참 웃습니다.

호기심에 가끔 눈을 크게 뜨고 있을 때면, 파란 바닷빛 눈망울이 사람 마음 사로잡아요. 예쁘죠. 참 예뻐요. 카라는 예쁜 눈으로 예쁘게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고양이예요. 가끔 천사가 있다면 카라의 모습일까 싶기도 해요. (다른 두냥이는 사악한 꼬마 악마에 가까운 모습과 행동이거든요. 굳이 비교를 하자면요.)

그윽하게 밖을 바라볼 때 카라의 옆모습은 정말 아름다워요, 예쁘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 카라는 또 고양이답게 엄청 차분해요. 막내 카야는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헷갈리는 행동을 할 때가 많은데, 카라만큼은 늘 차분해요. 고양이에게만 도도한 개냥이 카라.

저 눈매 좀 보세요. 작은 눈이 졸려서 더 작아졌어요. 저럴 땐 정말 100퍼센트 얼굴 인식 클래스. 카라는 사실 몸이 작고 가벼워요. 3킬로그램 남짓하지만 긴 털 때문에 몸집이 큰 카후와 비슷해 보일 때가 많죠. 저거 다 털이에요. 실제론 깃털(과장 좀 보태서)처럼 가벼워요.

이런 표정일 때가 많은 카라예요.

하지만 가끔 요렇게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집사를 바라봅니다. 저는 카라의 모든 표정을 사랑해요.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렇게나! 천사 같은데 말이죠. :)

자, 이제 막내 카야의 시간이에요. 다소곳한 항아리 자세로 집사를 봅니다. 놀아달라는 무언의 압박. 앞선 카라와 비교하면 카야의 눈은 어마어마하게 크지요. 저게 보통 기본값 눈사이즈. 졸릴 때 조금 작아지긴 하지만, 늘 동그란 눈을 하고 있어요. 어쩜 이 사진은 유난히 조각 같아요.

동글동글한 카야의 얼굴, 카야의 앞발, 카야의 항아리 자세. 그리고 저 눈빛엔 늘 호기심이 담겨 있어요. 세상 모든 우주를 다 담고 있는 듯한 눈으로 매순간 세상을 탐험해요. 작은 집이 카야의 세상 전부라 할지라도 (가끔 병원을 갑니다만...) 카야는 집 안 곳곳을 요리조리 돌아다니죠.

그중에서도 카야가 가장 좋아하는, 특히 햇살이 비치는 오후 시간에 가장 좋아하는 곳은 캣타워 꼭대기예요. 노묘용으로 구입한 거라 한참 낮은 캣타워 꼭대기지만 카야에겐 더없이 좋은 아지트지요. 저기 앉아서 바깥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집 안을 바라보며 카후 오빠나 카라 언니, 그리고 집사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하해요.

정말 인형 같지 않나요? 가끔 몰입할 땐 정지화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꼼짝 하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행동에 옮기죠. 호기심이 이끄는 곳으로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요. 에너자이냥 카야에겐 이 집이 너무 좁게 느껴집니다. 하하. 더 넓은 거실에서 공을 넘져주면 저 멀리 쏜살같이 달려갈 것만 같아요. 물론 지금도 말처럼 달려갑니다. 장난감을 향해서요.

카후는 세 고양이 중에 침대를 가장 좋아하죠. 햇살을 쬘 때도 있지만 이렇게 폭신한 침대 위에, 부드러운 담요 위에 있는 걸 좋아해요. 그와중에 식빵도 굽고 있네요. "발바닥 따뜻해졌니? 카후야?"

카후의 목덜미도 살살 긁어줍니다. 카후는 세 냥이 중에 유독 목 긁어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눈을 감고 느낍니다. (이상하게 카야는 목 긁어주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이상하네 거참)

이제 곧 11살이 되는 카후지만, 가끔 보면 아기 같은 얼굴이에요. 카야가 오기 전까진 카후가 나이들어가고 있다는 걸 그다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기 같았지요. 물론 지금은 실제 캣초딩과 함께하니 카야의 단단한 근육이랑 카후의 축 처진 근육이 비교되긴 합니다. 하하.

요 담요는 카라도 무척 좋아해서 안 친한 둘이 한 공간에 있게 만드는 마법의 담요죠. (지금은 불매 운동을 나름 하고 있는 유니클로의 담요인데... 몇 년 전 구입했지요.) 고양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요.

저 표정에서 평온함이 느껴지지 않나요. 앉아서 졸고 있는 카후와 카라입니다. 하하.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단한 몸 편히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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