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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키워요

몬스테라 키우기

by 후라야 2020.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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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가 이소영 님의 <식물의 책> 중 몬스테라 편.

세밀화로 그려진 몬스테라, 참 근사하지요? 몬스테라 잎사귀는 저렇게 독특하게 구멍이 숭숭 뚫려 있지요. 이소영 화가의 설명을 빌려볼까요. 그간 몬스테라 잎의 구멍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왔대요. 잎의 구멍으로 바람을 통과시켜 허리케인 바람에 저항하려는 것이다, 수분 흡수를 위해 뿌리까지 물이 잘 이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구멍을 통해 배경과 섞여 위장하려는 것이다 등등. 하지만 모두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야기는 아니래요.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대요. 몬스테라가 잎에 구멍이 생긴 채로 진화한 것은 광합성을 잘하기 위해서라는 거지요. 열대우림에서는 큰 몬스테라도 거대한 나무와 비교해 작은 편이래요. 거대한 나무들 아래에서 그만큼 빛을 받기 힘든 환경이었겠죠? 몬스테라 잎사귀 구멍 사이로, 아래에 있는 작은 잎들도 빛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귀한 빛을 골고루 나눠가지기 위해 구멍이 난 상태로 진화되었다고 하니, 그냥 신기하게만 보였던 잎사귀가 더 대단해 보여요. *ㅁ*

처음 몬스테라를 데려왔을 때 플라스틱 기본 포트에 있던 걸, 유광 도자기 화분에 옮겨 심었어요.

몬스테라는 올봄에 데려왔어요. 행운목과 고무나무, 그리고 스투키만 키우고 있던 저희 집에, 좀 더 초록초록한 기운을 더하고 싶었죠. 지인의 추천을 받아 몬스테라를 인터넷에서 주문했는데, 당시 안내 문구로는 '몬스테라를 찾는 분들이 너무 많아, 조금 덜 자란 작은 몬스테라를 출고하게 되었다, 적절한 환경에서 조금 더 키우면 쑥쑥 자란다'고 했지요. 금방 큰다는 업체의 말을 믿고(?) 꽤 큰 라탄바구니(중자)를 함께 주문했는데요. 사실은 소자를 샀어도 충분하겠다 싶을 정도로, 초기 성장은 더디고 더뎠어요. 으-아니! 도대체 언제 중자- 라탄바구니를 쓸 정도로 큰다는 겁니까. 부들부들.

해가 없어도 잘 자라는, 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왼쪽부터) 셀렘, 테이블야자, 몬스테라를 (아침에만 해 살짝) 그늘진 방에 두고 키웠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 달쯤 되었을까요. 저기, 바로 위 사진처럼, 맨 위에 마치 우산처럼 다른 잎사귀를 가려주는 듯한 가장 키 큰 잎사귀가 퐁- 하고 자라났어요. 저희 집에 와서 자란 첫 줄기와 잎사귀! 식물을 잘 모를 때는 작은 잎이 아기 잎이고, 저렇게 큰 애들은 더 성숙한 애들일 줄 알았는데요. 맨 아래 작은 잎부터 나기 시작해서, 새로 올라오는 새순들이 점점 더 키도 크고, 잎사귀 크기도 크게 자라더라고요. (다 알고 계셨나요? 저만 몰랐는지도!)

가장 큰 잎사귀를 가진 막내 줄기를 보면 꼬깔 모양의 새로운 줄기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가운데 줄기 보면 뭔가 곧 새 줄기가 톡- 튀어나올 것 같은 경계 지점이 보이시나요? 놀랍게도 먼저 난 잎사귀가 충분한 크기로 크고 나면, 줄기의 저 부분에서 새로운 꼬깔이 나와요.
꼬깔 모양은 점점 커져서 요렇게 우아해져요.
더, 더 자라면, 말려 있던 새 잎사귀가 조금씩 펼쳐지면서, 짠- 하고 커다란 잎사귀가 퐁퐁 피어납니다.

몬스테라는 물 주기도 쉬워요. 일주일에 1번 화분 구멍 아래로 물이 빠져나올 정도로 흠뻑 주면 되는데요. (더 섬세하게 기르고 싶으시면, 겉흙이 말랐을 때를 주기로 물을 흠뻑 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초보에겐 어려운 과정이에요. 흙이 어느 정도 말라야 진짜 말랐다는 의미인지 알기 어렵거든요.) 겨울엔 덜 자주, 여름엔 (장마철을 제외하고) 더 자주 주면 된다고 하지만, 전 아직까지 꾸준히 일주일에 한번 주고 있어요. 매일매일 잎사귀에 조금씩 물을 분무해서 촉촉하게 해주고요. 보통 식물은 과습으로 저희 곁을 가장 많이 떠난다고 하지요. 몬스테라는 과습이 되면 일단 잎사귀 끝에 영롱하게 물방울이 맺히더라고요. '아름답다'이러면서 보고 계시면 안 됩니다. 물을 줄이셔야 해요. :ㅁ) 자자, 또 시간이 흐르자 저희 집에 와서 자라난 두 번째(몬스테라 입장에선 8번째) 잎이 저렆게 여리여리한 연둣빛을 품고 피어났어요.

홀수 잎사귀로 자란 상태일 때는 균형이 좀 안 맞는 느낌인데, 짝수일 때는 수형이 더 근사하죠?

그런데, 8번째 잎사귀의 출현과 함께 1번째(로 추정되는) 잎사귀가 마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과습인가, 모야모야 하다가, 가지치기를 해줘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새로 자라날 잎들을 위해 1-4번째까지 잎사귀를 잘라주었어요. 그리고, 저 유광 코팅 된 도자기 화분에서 흙이 숨을 잘 못 쉬고, 일주일 사이 잘 마르지도 않아서, '이러다 뿌리 썩으면 어떡해' 하는 생각에 분갈이를 감행했어요. 실제로 화분 받침에 곰팡이 같은 게 생기기도 했고, 뭔가 불안불안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고심 끝에, 식물과 흙에게 좋은 화분으로 바꾸자고 마음먹었어요. 그건 바로 토분! 토분에서는 흙도 숨을 쉬고, 심지어 잘 말라요. 유광 코팅된 화분은 인테리어 효과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식물들에겐 너무너무 좋지 않아요.

분갈이 할 때 주의점은 크게 두 가지예요. 배양토(분갈이용 흙 등)에 마사토를 조금 섞어서 물이 잘 빠지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리고 화분 맨 아래에는 플라스틱 망을 깔아주고, 물에 씻어낸 마사토를 살짝 깔아주는 거죠. 그냥 마사토를 넣으면 물을 주는 과정에서 마사토에 묻은 흙들이 뭉쳐서 오히려 꽉 막힌 하수구처럼 물이 못 빠질 수도 있어요. 두번째는, 원래 화분에서 식물의 뿌리를 감싸고 있던 흙은 살살 조심히 털어주고 새로운 화분에 심어야 해요. 새 화분에 새롭게 심어줄 때는 흙을 너무 꾹꾹- 누르지 않게 조심해야죠. 아니면 식물들이 숨 쉬기 힘들어요. :-) 요 정도만 조심하면, 집에서 분갈이 해도 식물이 잘 자리잡으니 걱정 말고 도전해보셔요.

토분에 옮겨 심고 가지치기도 해준 몬스테라. 물을 준 날이라서 화분도 함께 젖어 있는 거 보이시죠? 원래 받침과 화분이 같은 색깔이랍니다.

몬스테라가 두 달쯤 지나서 보니, 처음보다 부쩍 키가 커졌어요. (두 달이면 금방일까요, 하하. 어쩌면 제 마음이 급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새 줄기가 나오고 잎이 피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지만, 새로 나온 녀석이 훌쩍 크는 걸로 봐선 길게 보면(?) 꽤 금방 자라는 것 같아요. 저기 토분에 옮겨 심자마자 (가지치기의 효과도 있겠죠?) 또 새로운 꼬깔이 톡- 하고 세상에 나왔어요. 역시나 키도 제일 크고요. 곧 세상 큰 잎사귀를, 마치 우리가 우산 펴듯! 내일이면 펼쳐 보일 것 같아요. 이 성장력이 어찌나 기특한지 몰라요.

어제 아침에 찍은 새 꼬깔 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연둣빛이 유난히 싱그럽게 느껴져요.

처음에는 몬스테라 잎사귀 모양도 너무 불규칙하고 제 생각보다 수형이 예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 정이 가지 않았어요. (미안해, 미안해.) 그런데, 저의 이런 무관심에도, 몬스테라는 쑥쑥 힘차게 자라났어요. 수형이 예쁘지 않은 건, 성장기 청소년처럼 그 과정에서 몸(줄기나 잎사귀 등)의 균형이 일시적으로 안 맞아서 그렇게 느낀 거기도 했고요.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몬스테라 잎사귀 모양이 있다면요! (잎사귀 구멍이 뚫리는 정도나 모양이 엄청엄청 다르잖아요.) 저의 단골 꽃집 사장님이 말해주신 건데요. 이미 자란 작은 잎사귀의 모양을 보고 고르면, 앞으로 자랄 녀석들도 꽤 비슷해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대요. 그리고 몬스테라는 특이하게 옆으로 자라기도 하고, 우리가 힙한 카페에서 마주한 것처럼 올곧게 위로 키다리 식물이 되기도 하지요. 저희 집 녀석은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저도 궁금해요.

잠깐 사이 조금 더 펼쳐진 새 잎사귀.

마지막 당부!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몬스테라인 만큼, 다른 식물보다 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데려오시길 추천드려요. 물론 요즘은 식물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서는 아이들이 상하지 않게 정성껏 포장해서 보내줍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구매해도 충분히 건강하긴 해요. 다만 수형이 저마다 다 다르니까, 그런 부분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분들은 꼭 현장에서 충분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아이로 입양하세요. :ㅁ)


** 몬스테라의 독성!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는 분들은 몬스테라 입양을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하세요. 줄기와 잎에 독성이 있어서 동물들이 섭취했을 때 무척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도 고양이들이 출입할 수 없는 금묘의 구역(문 닫힌 방, 베란다)에서만 기르고 있습니다. 원래 (아침에만 해가 드는) 방에 두었던 걸, 장마철에 해가 너무 부족하지 싶어서 베란다로 잠시 옮겨두었어요.

** 반그늘의 진짜 의미!
햇살, 얼마큼 받아야 할까요? 다들 알고 계신가요? 반그늘은 직사광선 말고, 반투명 커튼 뒤로, 말 그대로 빛이 반쯤 들어오는 그늘을 말해요. 몬스테라는 반그늘에서 키우면 좋아요. 해가 아예 없거나, 직사광선은 안 되겠죠? 가장 좋은 건 베란다나 거실 창가 쪽에서 은은한 빛을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 몬스테라 물 주기
일주일에 1번 듬뿍. (화분 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듬뿍.) 좀 더 섬세하게 케어하고 싶다면 겉흙이 마르면 듬뿍! 하루 1번 정도 분무기로 잎사귀를 촉촉하게 해주면 더 좋아요.

**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키우기
햇살과 물 줄기만큼이나 식물을 기를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죠. 바로바로 통풍! 밀폐된 공간에선 식물도 숨 쉬기 힘들어요. 자주 환기를 시켜주시거나, 창문을 활짝 열어두거나, 늘, 또는 자주 바람과 공기가 통하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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