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언니 둘이 있어요. (뜬금없이 가족 관계 고백ㅋ) 첫째 언니 부부에겐 귀여운 딸 둘, 저의 사람조카 둘이 있는 셈이지요. 둘째 언니 부부에겐 강아지 조카 둘, 귀엽고도 지나치게 '지랄발광미' 폭발하는 요크셔테리어 조카 둘이 있어요. 특히, 이중에서도 둘째 언니네는 저희 집에서 도어 투 도어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요. 그러니, 무슨 사정이 생기면, 강아지 조카들의 밥셔틀 0순위는 제가 되는 겁니다. 왜 조카들 크면 삼촌이나 이모들이 말하잖아요. "내가 너 업어서 키웠어." 이런 식의 과거 이야기. 저도 요키 자매가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내가 너네 밥셔틀해서 키웠어(잉?)." 어쨌든, 오늘 기록할 일상은, 얼마전 요키 자매 밥셔틀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격하게 반겨주는 모모와 코코는 이제 두 살 된 자매예요. 처음에 둘째 언니 부부가, 완전 아기아기한 두 녀석을 데려왔을 때, 맞벌이 하는 언니 부부를 대신해 (당시 프리랜서로 일하던) 제가 아이들 밥 셔틀 역할을 도맡아 했었지요. 아, 그래서 이렇게 '격하게' 이모를 환영하는 거냐고요? 아니, 아니에요. 모모와 코코는 그냥 사람을 다 좋아해요. 길에서 낯선 사람을 마주해도 대환영, 음식 배달 기사님들이 오셨다가 이 녀석들에게 둘러싸여 바로 돌아가지 못할 때도 많지요. 기른 정(?) 든 이모라서 특별 대우라고 우겨보고 싶지만, 안타까워요.
아, 갑자기 생각난 건데, 심지어 이 아이들의 이름도 이모인 제가 지어주었어요. 언니 부부는 작명으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두 분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지요. 이럴 때 필요한 건 뭐다? 바로, 맘에 드는 이름이 나올 때까지 이름 후보를 던지는 거예요. 두부, 콩이, 치즈, 우유 등등 제가 좋아하는 단어(라고 하는데 다 먹는 거네요^^;)를 막 말하다가, 문학과 영화 속 주인공들 이름으로 각각 애정하던 '모모'와 '코코'를 말했더니,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두 분이 꽤 맘에 들어했지요. 별것 아니지만 이모한텐 무척 기쁜 사건(?)이었죠. "모모야, 코코야, 줄여서 모코코! 이모가 너네 이름 지었단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절대 오지 않는 고양이들과 달리, (물론 가끔 오는 개냥이도 있어요, 저희 카라처럼) 이름만 불렀다 하면 화살보다 빠르게 달려오는 모모와 코코. 어찌나 기특한지 몰라요. 모모! 코코! 괜히 반복해서 불러봅니다. 이런 게 바로 이모와 모코코와의 '교감' 아니겠습니까. (모모와 코코는 사실 누가 불러도 달려옵니다.-_-; 이모서운)
모모, 코코의 배변 패드를 갈아주고, 물그릇도 씻어서 물을 담뿍 채워주고, 사료도 수북 채워주고 나니 급 피곤해졌어요. 사실 저 행동이 피곤한 게 아니라, 모모 코코의 환영식 30분에 이미 에너지를 소진한 느낌이었죠. 귀엽지만 감당 안 되는 그 어마어마한 댕댕이빠워! 사실, 더 꼬꼬마 때도 찐에너지가 넘쳤답니다.
이모는, 이제 세 똘괭이의 밥을 주러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었어요. 언니가 온 김에 가져가라고 챙겨둔 소박한 물건들과, 꽃을 챙겨서 집으로 돌아갔지요.
아참, 이렇게 매번 아이들 밥셔틀을 해온 저이지만, 아직까지 기회가 없어서, 모모 코코와 산책을 해보지 못했어요. 비의 계절이 지나면, 이제 산책셔틀도 하고 싶어요. *ㅁ* 고양이 집사들의 로망은, 동물들과 함께하는 산책이지요. (저만 그럴 수도 있고요.) 산책을 좋아하는 저는, 꼭 모모와 코코랑 함께 유쾌하고도 싱그러운 산책을 함께하고 싶어요.
"우리, 비 그치면 꼭 산책하자, 모모, 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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