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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고양이 동화책 (feat. 삼색이 카야)

by 후라야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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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똘괭이 집사 카이입니다. :ㅁ)

오늘도 위풍당당 카야예요.

오늘은 고양이 동화책 한 권을 읽어드릴 거예요. 삼색이 고양이 모모가 주인공인데, 카야가 주인공을 닮았으니까, 카야 사진부터 보여드려요.

그냥도 예쁘지만 핑크 리본이 너무 잘 어울리는 카야.

카야는 기본적으로 몸에 뭘 두르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선물 받은 포장지를 뜯고 저 핑크 리본에 카야에게 너무 어울릴 것 같아서 느슨하게 묶어주었는데, 카야가 맘에 들었나 봐요. 한참 동안 몸에 저 리본을 두르고 돌아다녔답니다.

카야가 좀 더 어릴 때예요. 정말 1살 때 카야.
카야는 어릴 때 귀가 크고 말라서 아비시니안을 닮았더랬죠.

여러분은 이제 카야 얼굴을 볼 때, 저 핑크 귀부터 보이는 마법에 걸리신 거예요. 작은 얼굴에 비해 무척 큰 핑크귀가 시선을 사로잡아요. 하지만 크면서 귀는 그대로, 얼굴을 살짝 커지면서 지금에 딱 보기 좋은 비율이 되었답니다.

아기 고양이 카야가 소파에서 쉬던 모습.

딱 보면 완성체라서 그리 작아 보이지 않죠? 하지만 소파 크기는 다 큰 카야가 앉았을 때 차지하는 비율과 지금 저 사진의 비율을 비교하면 얼마나 작은지 가늠이 되실 거예요. 정말 정말 꼬꼬마 시절 카야입니다.

하품 할 땐 씩씩하게.

엄청 작은 카야가 야무지게 하품을 하고 있죠. 작은 데도 어른 고양이 못지않은 행동들에 매번 놀랐던 기억이 나요. 별다른 훈련 없이 화장실도 잘 가리는 아기 고양이들은 봐도 봐도 정말 신기해요.

"내 꽁~"

카야는 어려서부터 작은 공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공 사랑이 이어지고 있으니, 얼마나 좋아하게요? 다른 장난감은 몇 번 갖고 놀면 싫증내는 카야지만요.

똥그란 눈으로 레이저 발사.

카야의 표정 기본값. 조금 화난 것 같기도 하고, 놀란 것 같기도 하지만 그냥 디폴트예요! 하핫. 저 표정 볼 때마다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에 나왔던 나디아가 생각나요. 카야의 저 표정과 똑같이 생겼거든요.

작지만 똑부러지게 소파를 차지하고 있는 아기 카야.
식빵 자세는 어릴 때도 잘했네요.
초초초 작은 카야. 아마 3개월 무렵 카야.
2살 된 돼지 카야. (생후 1년 6개월 정도 된 듯 하옵니다.)

카야는 몇 번 말씀드린 것 같지만 길에서 구조되었어요. 카야 남매 6마리와 엄마 고양이 젬마가 사람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구조되었고, 육남매 중 카야는 저에게, 1마리, 2마리가 입양되고 남은 2마리는 입보 중이었던 집사님이 기르게 되었지요. 몇달 전에 들은 소식으로는 카야의 엄마 젬마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좀 슬프면서도, 더 잘 보호해줘야겠다는 책임감이 불끈 생기기도 했지요.

저희 집은 카후도 길에서 구조되었고 카야도 길에서 구조되었고... 저는 늘 길고양이 걱정과 생각을 해왔어요. 도둑고양이가 아닌 함께 사는, 공존하는 길고양이를 알리고 싶었고, 고양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알리고 싶어서 제가 썼던 동화책 <내 이름은 모모>를 랜선으로 읽어드릴까 합니다.

길고양이 모모, 집강아지 토토의 이야기.
모모의 뒷모습이 들어간 책 뒤표지.
첫 장을 펼치면 고양이 발바닥 꾸욱.
저자 소개가 나와 있어요.

글작가 임주하(저예요.), 그림작가 Grace J(고양이 전문 일러스트 작가) 함께 공동작업했던 그림동화책이지요. 사실 이런 책의 내용을 온라인상에서 공개하는 게 저작권상의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제가 쓴 거니까 소개해도 되겠지 싶었어요. 하하; 아이와 어른, 함께 읽어도 좋을 동화랍니다.

어느 날 길고양이 모모가 창문 너머 집 안에 있는 강아지를 만나 물었어요.
"강아지야. 너의 이름이 뭐니? 내 이름은 모모야."
"나는 토토야. 푹신푹신한 침대에서 잠자는 걸 좋아해."
"침대라고?"
지쳐 있던 모모는 침대를 보자 눈이 동그래졌어요.
"혹시 너도 침대에서 잠시 쉴 수 있을까?"
"안 돼. 넌 몸이 너무 더럽잖아. 집 안에 초대할 순 없어."

몹시 실망한 모모는 작은 상자 안에 들어가 몸을 웅크렸어요.
그때였어요!
갑자기 온몸이 찌릿찌릿...
모모는 번개를 맞아 정신을 잃고 말았어요.

"우리 토토~ 잘 잤어? 토토 밥 먹자!"
'응? 토토라니? 내 이름은 모모인데!'
화들짝 놀란 모모가 눈을 떴어요.

모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세상에나!
어젯밤 창문 너머로 보이던 안락한 방이었어요.

모모는 서둘러 자기 털을 내려다보았어요.
강아지 토토의 몸을 하고 있지 뭐예요.

모모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어요.
"멍멍! 멍멍멍! 멍멍!"
어라? 야옹야옹이 아닌 멍멍이라니!

'내가 왜 토토의 몸이 된 걸까? 왜 여기 있는 걸까?'
고민도 잠시, 모모는 몹시 배가 고팠어요.
정신없이 밥을 먹었고 이내 쿨쿨 깊은 잠에 빠졌어요.

그 순간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아이들이 던지는 돌멩이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치고 있었어요.
딱 보기에도 무척 지쳐 보였어요.

사실 이 고양이는 모모랑 몸이 뒤바뀐 강아지 토토였어요.
'내가 왜 길에 있는 거지? 분명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토토는 꺼이꺼이 울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쉴 곳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그때 토토가 살던 빨간 지붕 벽돌집이 보였어요.
단숨에 달려간 토토는 폴짝폴짝 뛰어오르며 소리쳤어요.
"야아아옹~ 야옹야옹!"

야옹야옹!?

토토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야옹야옹 울다니! 내가 무슨 고양이도 아니고!'
아, 그제야 토토는 자신이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걸 깨달았어요.

토토는 침대 위에 잠들어 있는 자신을 보았어요.
사실은 고양이 모모였지만요.

토토는 모모를 향해 더 힘껏 외쳤어요.
"야! 고양이 모모야. 일어나 봐! 나야 나. 토토!"
모모는 어찌나 피곤했던지 계속 깊은 잠에 빠져 있었어요.

토토의 배 속에서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아이코, 배고파서 안 되겠다. 길에서 먹을 걸 조 찾아봐야겠어.'
토토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움직였어요.

'킁킁, 이건 고소한 빵 냄새야.'

토토는 빵집 앞으로 총총 걸어갔어요.
"빵집 아저씨, 맛있는 빵 한 조각만 나눠주세요, 야옹?"
토토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했지만 아저씨는 큰소리로 토토를 쫓아냈어요.
"웬 도둑고양이가 여기 있어! 썩 물러가지 못해!"

토토는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도둑이라니, 내가 뭘 훔쳤다고. 게다가 난 고양이도 아니라고!'

'킁킁,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 소시지 냄새다!'
우울할 틈도 없이 토토는 냄새를 따라 신나게 달려갔어요.

맙소사.

아까 토토에게 돌을 던지던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소시지 간식을 먹고 있는 거예요.

심술궂은 아이 하나가 토토에게 말했어요.
"야, 고양이. 너 이거 먹고 싶어? 가까이 와 봐. 그럼 나눠줄게."

토토는 겁이 났지만 너무 배고픈 나머지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쿵! 아얏!
아이들은 토토에게 또다시 돌멩이를 던졌어요.
한쪽 발에 돌을 맞은 토토가 "야옹!" 외마디 비명을 질렀어요.
너무 아파 눈물이 났지만 뒤뚝뒤뚝 발을 절며 도망쳤어요.

토토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길에서 사는 정말로 위험하고 힘든 거구나.
길고양이 모모를 집에 초대하지 않아서 이런 벌을 받는 걸까.
모모는 길에서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토토는 모모에게 용서를 빌어야겠다고 결심했고,
다시 빨간 지붕 벽돌집을 향해 쌩쌩 내달렸어요.

"저기 모모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줘!"
모모가 토토의 외침에 부스스 잠에서 깼어요.
"토토! 무사했구나. 괜찮아, 이제 괜찮아."

모모는 있는 힘껏 창문을 열었어요.
"토토야. 이 틈으로 들어와 봐.
고양이 몸은 유연해서 가능할 거야."
토토는 엉엉 울면서 연신 "고마워"를 외쳤어요.

토토는 집 밖에서의 모험을 모모에게 들려주었어요.
둘은 같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다음 날 아침,
모모와 토토가 눈을 뜨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모모는 다시 고양이로,
토토는 다시 강아지로 돌아온 거예요.

모모와 토토는 너무 기뻐서 폴짝폴짝 뛰며 춤을 췄어요.

"토토야, 정말 다행이야. 우리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어."
"진짜 진짜 잘됐다! 그런데 모모야..."

"저기 그러니까... 집 밖은 위험하니까 여기서 함께 살지 않을래?"
"아니야, 길에서 동생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대신 또 놀라올게."
그 후로 모모와 토토는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답니다.

이제 토토는 조금 달라졌어요.
길에서 사는 동물 친구들이 놀러오면
먹을 걸 나눠주기도 하고 침대를 내어 주기도 했어요.
길 위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지 토토도 잘 알거든요.

모모가 동생에세 소시지를 가져다주는 장면.
마지막에도 고양이 발바닥 꾸욱.



자, 길고양이 모모와 집강아지 토토의 이야기 재밌게 읽으셨나요. 우리 따뜻한 집 안에 있을 때도, 집 밖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존재들을 잊지 마요. 잊지 마요. 늘 역지사지의 태도로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애쓰면서, 이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봐요.

다시 한번 생각해요. 길고양이들을 챙겨주시는 캣맘, 캣대디 분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길에서 만난 동물들을 공격하거나 겁주지 않는 모든 사람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모두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 동화책을 읽어드렸습니다. :-)

부디, 동화같은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길고양이들 파이팅!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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