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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막내 고양이는 냥아치?!

by 후라야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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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똘괭이 집사 카이입니다. :)


막내 고양이는 냥아치?!


급한 마감도 끝났고, 내시경도 끝났고, 오늘 하루를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낮잠을 잤고요. 오후에는 세 고양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자정이 넘었으니 어제지만 잠들지 않았으니 오늘!)의 세똘괭이들을 사진으로 많이 담았답니다. :)

(왼쪽부터) 카야, 카라.

지금 이건 무슨 상황일까요! 막내 이제 2살이 된 카야가 9살 카라(언니라고 하지만 할머니) 언니를 향해 발을 뻗습니다. 카라는 잠시 움찔거리고 있어요. 불과 몇 달 전 카라의 몸무게를 넘어선 카야인데. 이제 자기가 서열이 더 높다고 생각하다 봅니다. (카야는 우리 집 서열 최하위인데 말이죠. 하하.)

톡.

카야가 카라 언니를 공격하려고 냥발을 쭉 뻗습니다. 하지만 카라 언니도 그냥 당할 리 없죠. 슝 고양이다운 자세로 잽싸게 피합니다. 집사는 그저 가벼운 냥다툼을 지켜봅니다. 콩닥콩닥. 더 심하게 싸우면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요.

갑자기 평화?!

네, 갑자기 시작된 공격처럼, 갑자기 평화가 찾아옵니다. 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각자의 시간을 보내더라고요. 이거, 참. 안 싸워서 다행인 건데, 둘의 나이키 박스 쟁탈전 이후로 몇 달 만에 싸움을 목격한 집사는 재밌는 싸움 구경이 너무 빨리 끝나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잉? 집사들은 다 그 맘 알 거예요. 어디까지나 가벼운 싸움 정도니까요. 아, 아닐까요.) 어쨌든 둘에게 평화가 찾아와서 다행입니다. (진심?)

카야는 캣타워 꼭대기에, 카라는 테이블에 자리 잡아요.
은은한 햇살 샤워 중인 카라.
캣타워를 차지한 카야 아래층에 쏙 들어간 카라.

아니, 서열 1위가 캣타워의 꼭대기를 차지한다는데, 왜 때문에 저희 집은 늘 카야가 차지하죠? 서열 1위는 카후인데, 카후가 꼭대기에 있어서 지랄발광미를 뽐내는
카야가 캣타워로 오면 (귀찮은) 카후가 슬며시 피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꼭대기는 늘 카야 차지. 카라는 싸움을 원치 않는 평화주의자라 아래층에 가거나, 그냥 집사의 작업 테이블을 캣타워 대신 사용해요. 우리 착한 천사 카라. 인성으로는 세 고양이 중에 카라가 갑입니다.

캣타워 꼭대기의 위엄! 두둥!
서열 1위는 나야 나, 하는 듯한 저 표정.

어쨌거나 자기 고정석에서 잠시 햇살을 느끼는 카야입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카야는 여기만 있지는 않을 거예요. 당연하겠죠?

빼꼼.

아래가 궁금한가 봐요. 방바닥을 바라봅니다.

"앗! 저기!"
"뭐냥!? 뭐냥?!"
"한 번 가볼까냥!"

점프! 카야는 무언가를 향해 점핑!
네, 집사가 카야 사진 찍을 때면 핸드폰이 햇살에 반사되어 방바닥에 빛이 한 방울 뚝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카야는 그 빛을 향해 돌진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빛은 언제까지고 그 자리에 있어주지 않지요!

카야가 내려가면 빛은 이미 그 자리엔 없죠. 제가 폰을 조금만 움직여도 사라지는 빛이니까요. 빛을 사랑하는 호기심 카야에게 이 빛은 캣타워보다 강렬해요.

다시 점프?
슝!

카야는 바닥에 내려갔다가 빛이 사라지자 다시 캣타워로 올라왔어요. 하지만 또 집사가 폰을 들이밀자 바닥에 빛 방울이 퐁퐁 번졌지요. 결과는 당연합니다. 네, 카야는 또다시 빛을 향해 점핑!

쭈욱쭈욱.

바닥에 갔더니 빛은 없고 카야의 공만 있으니까, 이제 스트레칭 한 번 하더니 집사에게 와서 공을 던져달라고 울어요. 안 던져주면 정말, 정말 지구끝까지 쫓아와서 울 기세라 집사는 공을 집어듭니다.

"잉?"

'그래, 그래. 얼른 공 던져보라냥' 하고 눈빛으로 말하는 카야예요. 저는 저 표정을 사랑해요. 그냥도 귀엽지만 저 표정만 보면 꿀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꽁 던져라, 집사!"
"꽁을 던지라냥!"

오늘도 한참 동안 집사에게 말을 건네는 카야예요. 집가가 한 템포 늦게 던져주면 집사가 있는 위치에 따라 소파 손잡이나 테이블에 올라와 "야아이아이아옹"을 정말 크게 외칩니다. 오늘도 집사는 공을 하도 던져서 팔이 아플 정도. 하지만 에너자이냥 카야를 위해서라면!!!!!!

집사1(그러니까 저요)이 지치자 더 가까이 다가와 레이저 눈빛을 쏩니다. 하지만 저도 힘드니까 이 귀여운 얼굴을 모른 척해봅니다. 그랬더니...

카야는 집사1 옆에서 플스를 하고 있는 집사2에게 레이저를 쏩니다. 집사2는 저보다 훨씬 마음이 약...하지 않아서 저런 카야의 눈빛쯤은 그냥 무시합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

네, 당연히 마음 더 약한 만만한 집사1에게 다가옵니다. 다시 눈빛으로 공격하고, 울어댑니다. 야아옹! 집사1은 또다시 공을 집어듭니다.

"내 꽁을 어서 던지라냥!"
달릴 준비 중인 카야의 냥발냥발.


오늘도 세 고양이들의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도 힘내셔요. :)


아참, 오늘의 덧붙이는 이야기.
오늘은 제가 좀 정신이 없었어요. 오늘 아침에 위내시경을 받고 왔거든요. 난생처음이라 잔뜩 긴장하고 갔는데, 검사실에 눕자마자 전 마취가 안 됐는데 입에 막 이상한 걸 끼우고 의사샘과 간호사샘 군단(여러 명이라 위협적이었...)이 다가오는 거예요. '저 마취가 안 됐어요!'라고 외치려는 순간, 간호샘이 "약 들어갑니다" 하는 거예요. 아, 아까 맞은 수액이 아니라 이제 수면 주사 맞는구나 생각했지요. 언제 잠들려나 하고 눈을 꿈뻑 했는데, (친언니가 수면이 안 들었던 적이 있어서 수면 효과 없으면 난 비수면인가? 온갖 고민을 하고 싶었지만 전 정신을 잃고 말았고요.) 이미 검사가 끝나 있었어요.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정말 주사 맞자마자 쓰러지듯 꿀잠 자고 온 카이입니다. 남편 경험담이 살면서 그렇게 20분 자고 개운했던 적이 없다고 했는데, 기억엔 없지만 정말 20분의 꿀잠을 자고 돌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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