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양이 키워요

고양이 층간소음

by 후라야 2020. 12. 25.
728x90

고양이도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 받는다고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층간소음은,
고양이끼리의 층간소음입니다.
제가 며칠전에 목격한 사건,
들려드릴게요.

햇살 좋은 어느 날이었어요.
햇살 샤워를 좋아하는 카후가,
캣타워 3층에 자리 잡고 누웠죠.
굉장히 행복해 보였어요.

초록초록한 해피트리와
초록초록한 카후의 눈빛이
마치 그림 같은 오후였어요.
카후는 그 시간을 온전히
만끽하는 듯 보였죠.

그런데 잠시 후
캣타워 꼭대기층에 카야가 등장합니다.
두둥.
카후는 낮잠을 자려는 것 같았는데.
카야는 밤 12시 스위치가 그만
나른한 오후에 켜지고 맙니다. 아악!

누워 있던 카후는 벌떡 앉습니다.
제가 미처 영상으로는 담지 못한,
캣타워 펜트하우스에서 벌어진
카야의 난동 때문이죠.
어찌나 시끄럽던지...
대부분의 소음을 백색소음으로 인식하는
집사에게조차 짜증나는 소리들이었죠.

그러다 카야는 꼭대기에서
캣타워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카후가 있던 3층을 스쳐 지나가게 되죠.

카후는 그만
아까부터 받았던 층간소음 스트레스를
그대로 보복합니다.
앙- 하고 살짝 카야의 다리를 물었죠.
물론 카후는 카야를 물 때
절대 진심으로 물지 않아요.
살짝 겁만 주는 식이죠.
(반면 카야는 늘
진심으로 카후를 물어요. 냥아치...!)

이건 카야가 꼭대기에 있을 때
카후 눈에서 동공지진이 시작되던 순간!

쟤를 혼내줄까 말까
어쩐지 고민하는 눈빛처럼 보였어요.

카야는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냥아치.
그렇게 자는 카후 깨워놓고도
파워당당 면모를 뽐내요.
카후는 잔뜩 짜증이 나서
다음 행동을 고민하는 표정이...

스트레스 받은 카후의 몸짓 변화.

이와중에 창밖을 보며,
층간소음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는데...

냥아치 카야는 이 순간도
절대 놓치지 않아요.
앞발로 카후의 엉덩이를
슬며시 공격합니다.
(물론 카야 입장에선
놀아달라는 소리죠.;)

빡친 카후는 그만!
이를 드러내고
앞발의 발톱을 세우고 맙니다.
"카야 너, 용서 못한다냥!"
카야는 그러거나 말거나
"오빠 냥펀치 받아랏!"
하는 느낌이죠.

잠시 후 카야가 조금 얌전해졌어요.
조용히 꼭대기 층에서 앉아 있자,
카후도 한숨 돌린 눈치였죠.

하지만 육아에 지친 듯한
카후의 모습은 기분 탓일까요.
카후는 처음 캣타워 햇살 샤워 받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축 늘어져 쉬고 있습니다.

우리 집 소음쟁이 막내 카야 탓에,
첫째 카후도, 둘째 카라도
스트레스 받는 나날입니다.
하지만 카야의 활동성 덕분에,
덩달아 카후와 카라의
움직임도 늘어나니...
나쁘지만은 않은 공존 같아 보여요.

집사가 돈 많이 벌어서,
카후, 카라, 카야만의
캣타워를 더 사주면,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되지 싶습니다.
(애초에 노묘용 캣타워라
안전함을 위해 엄청 낮아요.
카야에겐 캣타워 꼭대기도 심심할 거예요.)
다음엔 카야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은 맘이에요.

카후, 카라, 카야야
내년에도 건강하자.
내년에도 행복하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2021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