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세 똘괭이 카후, 카라, 카야예요. 카후는 저랑 이제 10년째, 카라는 8년째, 그리고 막내 카야는 1년째 함께 살고 있어요. 사실 어느새 노묘가 되어버린 두 녀석만 모시고 살 때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서 기록할 만한 일들도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막내 카야가 온 바로 그날부터 매일매일의 사건이 끊이지 않았지요. 혼자 알기 아까운 너무너무 귀여운 고양이들의 사생활을 재발견하게 된 거예요. 오늘부터 세 고양이들의 '뀌여운' 일상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귀엽다는 말로는 부족하고, 강조하기 위해 뀌엽다는 말을 자주 쓰게 될 것 같아요, 하하. :-)
아쉽게도, 첫째 카후와 둘째 카라의 어린 시절 사진은 많지 않습니다. 사진이 사라진 탓도 있고, 아기 시절을 지나 제게 온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세 고양이가 함께 산 시점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물론 오늘은 짧게(?) 소개만 할 거예요. 나이순으로 시작할게요. 한국식 나이 말고 살아온 햇수 그대로 적용한 10살 카후, 9살 카라, 이제 막 2살 되는 카야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참, 카후와 카라는 저보다 훨씬 유명합니다. 잡지 <얼루어>에 소개된 적도 있거든요. 아래 글을 클릭해보시면, 카후와 카라에 대한 색다른 소개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카야가 아직 세상에 오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
첫째는요,
이름: 카후 (카후의 이름은 오키나와 지역 방언으로, 좋은 소식, 행복 등을 의미해요. 실제로 오키나와의 현지인께 여쭤보았을 때는, 카! 후! 라고 강하게 발음하고 "축하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고 들었어요. 어쨌거나 좋은 뜻이죠? 하지만 슬프게도 이 좋은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카후는 절대 오지 않아요. 또르르.)
별명: (원조) 방구석 여포
품종: 코리안 숏헤어 (일명 고등어)
성별: 수컷 (중성화)
몸무게: 8킬로그램을 육박하면서 오랜 기간 다이어트를 시도했으나, 나잇살이 늘어가면서 다시 8킬로그램대를 유지하고 있음
덧, 동물병원에 데려갔다가 다른 아이 집사님이 "저렇게 큰 고양이는 난생처음 봐"라고 소리 칠 정도로, 뼈대가 크고 듬직한 아이. 동공지진하는 제게 수의사 샘이 이런 거묘들이 20년씩 산다며 위로해주셨...
나이: 10살 (2010년 여름에 태어남)
고향: 부천의 어느 가정집 (태어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박스 속에 담겨 지인의 집앞에 버려짐)
성격: 전형적인 고양이 성격으로, 까칠하지만 마음 따뜻한 츤데레 타입 (이라고 믿고 있지만 본심은 카후만 알 터)
좋아하는 것: 밥(사료), 침대, 소파, 빗질 그리고 밥?
싫어하는 것: 목욕, 발톱깎기
귀찮아하는 것: 집사, 그리고 카야(?)
둘째는요,
이름: 카라 (카후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니까, 남매답게 이름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실 깊이 고민하지 않고 지었어요. 카라야, 미안해. 어쨌든 카라의 모습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죠? 참, 카라는 이름을 부르면 50퍼센트 총총 달려옵니다)
품종: 터키쉬 앙고라
별명: 멍청카라 (동방신기처럼 4글자로 짓게 되었고, 백치미, 멍청미 폭발하는 고양이라서...요!)
성별: 암컷 (중성화)
몸무게: 4킬로그램
나이: 9살
고향: 어딜까요? 터키?ㅋ
성격: 5분이면 아무리 기분 나빠도 다 풀리는 천사 고양이이자, 평소 조용하고 차분하고, 강아지 같음
좋아하는 것: 다른 고양이가 없는 조용한 장소, 인간
싫어하는 것: 고양이 종족(?) 특히 카후, 카야, 물, 빗질, 목욕
귀찮아하는 것: 역시, 카야
셋째는요,
이름: 카야 (카야는 지금 제법 고양이다워졌지만 처음 제게 왔을 때는 이집트 고양이와 외계묘를 합친 듯한 인상이었어요! 그래서 '카'로 시작하는 어울리는 이름이 없을까 고민고민하다가, 그 미묘한 지점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카야가 되었습니다.)
별명: 까야, 꺄야꽁주, 꽁주마마 (집에서 하도 사고를 많이 쳐서 집사들에게 "카야시키"라 불리던 시절, 카야를 안타까워한 친한 지인이 붙여준 별명인데 어느새 집사들도 까야, 또는 꽁주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품종: 코리안 숏헤어 (일명 삼색이)
성별: 암컷 (중성화)
몸무게: 3.5킬로그램 정도
나이: 이제 막 2살
고향: 서울 신도림 (6남매 고양이가 함께 길에서 학대당하다 구조되었고, 신도림 살던 직장 동료가 그 소식을 전단지로 보고 제게 연락을 주면서... 고민 끝에 카야를 입양해오게 되었지요. 저희 집에 작년 7월 30일쯤 왔는데, 그때가 카야 생후 2달 반가량 된 시점이었어요.)
성격: 방구석 찐여포 (가족들만 있을 때는 지랄발광 외향성, 낯선 손님이 오면 침대 매트 밑으로 도망치는 소심이. 카후가 1호인데, 2호 여포가 더 저 별명에 어울리는 찐캐릭터 같아요.)
좋아하는 것: 밥과 카후 오빠, 카후 오빠, 카후 오빠, 그리고 카후 오빠 찌찌 (어흑...)
싫어하는 것: 목욕, 빗질, 발톱깎기, 잘 때 자기 몸 건드리는 거 극혐해서 살짝만 실수로 건드려도 냥펀치 날아오고 아침에 알 수 없는 상처를 발견하게 되는 날도...?
귀찮아하는 것: 집사1, 집사2
여기까지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세 고양이를 소개해보았어요. 할 얘기가 무지무지 많은데 막상하려니 정리가 잘 안 되네요. 앞으로 소소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세 고양이, 아니 세 똘괭이들의 이야기 많이 전해드릴게요. (사실은 막내 카야만 똘끼 만땅인데 어쩌다 보니 세 똘괭이로..., 하하)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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