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쫄면의 고장에서 자랐어요. 아니, 쫄면의 고장 처음 들어보신다고요? *ㅁ* 아님, 인천이냐고요. 땡. 아닙니다. 바로,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경상북도 영주입니다. 검색창에 '영주맛집 쫄면'이라고 한번 검색해보실래요? 중앙분식, 나드리 등 제가 꼬꼬마 시절부터 영주를 주름 잡던 영주의 맛, 영주의 시그니처 푸드, 쫄면이 있었답니다. 그런 맛있고도 중독성 강한 쫄면을 먹고 자란 저는 쫄면에 대해 나름의 부심도 가지고 있는 편에요. 그러니 동네 분식집에서 쫄면을 시키면, 오롯이 만족하긴 힘들었어요. '흠, 그냥 그렇네'라거나 '먹을 만한데?' 정도였지요.
자, 그래서 집에서 맛있게 쫄면을 먹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몇 달 전부터 노브랜드 비빔쫄면을 애용하게 되었어요. 일단 맛있어요. 영주에서 먹은 추억의 쫄면 맛이 생각날 정도로요. 가격은 2인분에 3천 원이 채 안 되는 걸로 기억해요. 다만 구성품은 단출합니다. 개별 포장된 양념장 2개, 쫄면 2개예요.
그럼 본격적으로 쫄면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기존 상품 레시피를 살짝 응용하면 됩니다. 그 비밀의 열쇠는 바로 토핑으로 넣을 재료인데요. 상품 봉투에도 나와 있듯, 우리는 쫄면 하면 오이, 콩나물, 무쌈, 반숙란 등을 떠올려요. 저도 주로 그렇게 먹어왔지요. 그러다 몇 달 전에 갑자기 쫄면이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냉장고를 들여다보니 쫄면 외에 함께 넣을 만한 채소가 딱 하나, 양상추뿐인 거예요. (샐러드를 먹으려고 늘 하나씩 냉장고에 사두는 편인데요.) 하지만 쫄면에 늘 넣던 재료 다 빼고 그 대신 양상추를 충분히 넣었더니!!!!!! 와, 대박. 그럼 쫄면 맛의 신세계가 열립니다. 열려요. 이건 다른 쫄면 제품을 사셨을 때도 마찬가지! :)
준비물
쫄면 면, 양념장, 양상추 반 개(2인분 기준), 달걀은 기호에 따로 반숙란, 완숙란 또는 스크램블 에그로!ㅎ
자, 그럼 시작합니다.
먼저 본격적인 요리(?)하기 30분 전쯤 냉장 보관 중이던 쫄면을 미리 꺼내두세요.
아삭한 양상추, 쫄깃한 쫄면, 강렬하고 맛있게 매콤한 양념을 먹으면...! 먹을수록 매워서 힘들어집니다. 미리미리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를 먹으며 매운 걸 먹을 수 있는 준비(?)를 해주세요. 아니면 매울 때마다 조금씩 함께 먹어도 고통을 덜어줍니다. 제가 신라면 정도까지 매운 맛은 잘 먹는데요. 그에 비해 이 노브랜드 비빔쫄면은 무지무지 매워요. 딱 영주 맛집인 중앙분식 쫄면과 나드리 쫄면을 먹는 그 느낌. 하지만 매워도 매워도 먹을수록 맛있는 바로 그 맛.
웬만한 분식집보다 훨씬 맛있어요.
쫄면이 생각나는 날 한번 도전해보세요.
매운 거 먹고 스트레스 풀고 싶은 날,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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