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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 어때요?

제주도를 닮은 부천 카페, 어여쁘리

by 후라야 2020.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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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지인이 저를 만나러 부천까지 먼길을 와주셨어요. 그리고 자신은 운전을 하니까 저의 집앞으로 와서 저를 태우고 함께 약속 장소로 이동하자고 했지요. 같은 부천이지만 저희가 가려고 한 곳은 (제가 사는 곳과는 좀 떨어진) 현대백화점 근처 부천 카페 어여쁘리였어요. 루프탑카페로 인기가 많은 곳 같았지요. 둘 다 첫 방문! 어쨌든 제가 직접 걸어서 가려면 30분은 걸리는 곳인데, 애매해서 버스를 타도 그 정도 걸릴 것 같아요. 하지만 지인 덕분에 편하게 이동했네요. 차로 함께 이동하니 (게다가 제가 처음 가보는 곳에 가잖아요?) 정말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도착한 부천 카페 어여쁘리.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입구부터 초록초록한 느낌이 물씬 들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창문을 통해 보이는 커다란 식물과 카페 내부의 모습은, 마치, 성냥팔이 소녀가 추운 겨울날 환한 불빛이 비추는 집을 창을 통해 들여다볼 때의 느낌 같았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하하. 어쨌든 입구에서 식물들이 인사를 건네주는 것 같아, 기분 좋게 들어섰어요. 먼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어요. 그 사이 저는 카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어요. 평일 낮인데도 손님이 꽤 있어서,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사진을 찍다보니, 카페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못 찍은 장소는 다 사람이 가득했다고 보시면 돼요.

 

화려하면서도 그리 과하지 않은 갬성.
입구 창문 너머로 보인 바로 그 나무.
식물 덕후인 저는 식물 단독사진도 한 컷 찍습니다, 찰칵.
구멍 송송 뚫린 돌벽이 있으니까 정말 제주도 느낌 물씬.

 

저희가 자리 잡은 곳은 바로 여기지요. 뭔가 돌벽 때문인지 혼자 속으로 '어머, 여기는 제주 카페보다 더 제주도 카페 같아' 이러면서 신이 났어요. "언니, 여기 진짜 제주도 카페 같아요." 하면서 지인께도 거듭 강조했지요. 이 카페는 부천 현지인인 저의 픽이 아니라, 여기까지 먼길 와주신 지인이 검색해서 찾은 곳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그 낯섦을 핑계로 여행 온 느낌 팍팍 느꼈지요. 카페에 있는 소품 하나하나, 다 정갈하고 예뻐요. 너무 과하지도 않고요. 저는 맨날 집 바로 근처 카페인 비플로우에 가거든요. 가끔 쿠폰 선물을 받으면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가고 그래요. (원래 스벅 빠순이였는데 서울에서 부천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비플로우만 가는 저!ㅎ 단골 부심 팍팍. 다음엔 부천 카페 비플로우 후기도 남길게요.)

 

얼그레이 케이크와 산미 풍부한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의 여유, 그리고 달달한 얼그레이 케이크. 원래 카페에 가면 디저트는 잘 안 먹는 편인데요. 저날은 오후 3시 약속이었는데 그때까지 빈속이었던 저는, 지인의 권유를 거절하지 않고 케이크를 골랐습니다. 다른 분들 후기 보면 디저트가 별로였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제가 먹은 얼그레이 케이크는 맛있었어요! 커피도 여느 인스타 갬성 카페보다 훨씬 맛이 괜찮았고요. 저는 산미 있는 걸 좋아해서 그것만 마셔보았습니다. 원두는 취향껏 2개 중에 고를 수 있어요. 산미 또는 고소함? 나중에 또 가게 되면 더 디테일한 후기에 도전해볼게요.
지인과 함께 당 보충을 하며 오늘을 사는 얘기, 내일을 위한 준비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저도 힘을 드리고, 저도 힘을 나눠받는 귀한 시간. 만남이란 때때로 에너지를 빼앗기고 돌아오기도 하고, 상처받고 힘들기도 하잖아요. 저날은 딱, 모든 만남이 딱 저 정도 온기와, (자주 보지 못해도 서로를 응원하는) 저 정도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지난해에는 지인이 주신 예쁜 수세미를 선물받아서 잘 사용했는데, 이번엔 제가 직접 뜬 수세미를 선물로 드렸더니 주기만 하고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고마워하셨어요. 그래서 더 뿌듯뿌듯.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마음이 '찻잔 속 크리스마스'처럼 따뜻하고 설레게 되는 그런 소박함. (이 표현은 정여울 작가님 에세이에서 보고 좋아서 자주 따라 쓰고 있지요. 정확한 워딩도 이거였나, 헷갈...)

모던하면서도 경쾌해서 도심 속 카페가 아닌, 여행지에서 들어선 카페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

 제가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경치예요. 저 벽에 있는 소품이 뭔지 몰랐는데, '마크라메'라고 지인이 알려주셨어요. 최근에 직접 떠보았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좋다고 말이지요. 요즘 스마트스토어를 열려고 조금씩 준비하고 있는 저였는데, 마크라메도 아이템으로 괜찮을 거라고 적극 추천해주셨어요. 믿고 따르는 지인의 추천으로, 이미 저희 집엔 실이 잔뜩 구비되어 있어요. 곧 도전할 예정이옵니다. (요즘은 도전할 것들이 정말 많아서 무척 정적이면서도 다이나믹한 하루하루예요! 하핫.)

카페 어여쁘리에서 내일의 저를 고민해본 시간, 마치 제주도에 여행 가서 기분전환 하는 느낌이기도 해서 무척 힐링되는 시간이었어요. 도심에서 제주도 여행지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한번 들러보세요.

부천 루프탑 카페 어여쁘리
주소: 경기 부천시 석천로177번길 29
(건물 내 주차 가능/ 주차 꿀팁: 카페 방문 주차는 2시간만 무료예요. 카페 카운터에서 도장을 받아와야 하는데, 1장만 받으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니까 살포시 도장을 2개 받으시면 넉넉하게 4시간 확보!)
(7호선 부천시청역 3번출구에서 211m)
현대백화점 근처 뉴월드프라자 건물 10층
시간: 12시부터 23시 30분까지(연중 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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