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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 어때요?

봉화 카페, 오로지 (feat. 낙동강 뷰)

by 후라야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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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북 영주와 봉화에서는 카페 오로지에 가서 낙동강 뷰를 배경으로 음료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래요. 여름엔 아이스커피니까 남편 음료 뺏어서 찰칵.
저는 알러지 때문에 가급적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십시다. 이건 저의 음료로 찍은 인증샷.
오로지는 카페와 펜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나봐요. 저는 카페만 이용!

가족모임으로 산타캠핑장에 가는 길에, 이 카페를 발견했어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건물, 그리고 줄줄이 주차된 차를 보고 "어, 저기 뭐지?", "잠깐 차 세우고 쉬었다 가자." 요렇게 저희는 오로지에 잠시 내렸어요. 낙동강 절경이 보이는 절벽에 서 있는 카페는, 저희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북적북적 무척 유명해 보였어요. 잠시 눈팅만 하고, 다음 날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들러서 차에서 마실 아메리카노를 사가자며 가던 길을 재촉했어요. 그리고 산타캠핑장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영주 현지인(?)인 첫째 언니 부부에게 말하니 바로 알더라고요. 첫째 언니 한마디. "요즘 영주에선 카페 오로지 가서 낙동강 뷰를 배경으로 자기 음료 인증 사진 찍는 게 유행이야!" 오오, 우리도 돌아가는 길에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캠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다음 날 여기에 2번째(제대로 들른 걸로는 1번째) 방문을 하게 된 겁니다. 이곳은 생긴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 카페지만,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남녀노소 모두가 북적북적.

 

카페 입구에는 인상적인 목각 동상이 있어요.
카페 내부는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카페에 앉아서도 낙동강 뷰를 구경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어요.
어여쁜 조명 아래,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에어컨 바람 빵빵한 곳에서 즐기는 인상적인 뷰~.

 

그런데 말이에요. 저희 가족은 카페 내부를 택하지 않았지요. 바깥으로 가면 더 좋은 뷰를 한눈에 실물 그대로 (유리창을 통과하지 않은) 본연의 경치를 볼 수 있으니까요. 카페 입구(를 기준으로 1층이라 한다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내부 자리도 있고, 바깥에 테라스 자리도 있어요. 저희 가족은 테라스 자리로 이동해 커피를 마시며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힙한 카페답게, 여기저기 초록이들이 많이 놓여 있어요. 참 예쁘죠?
지하1층에서 1층을 왔다 갔다 하는 저희 조카는 야무지게 마스크를 쓰고 있어요. 
여기는 지하 1층의 카페 내부인데, 1층도 자리가 넉넉해서 지하 1층에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아니, 근데 지하 1층인데도 절벽에 지어져 있다 보니 뷰가, 1층과 다를 바 없이 확 트여 있네요. 

 

꽤 넓은 카페인데, 사이사이 소품이나, 기특한 식물들도 눈에 띄어요. 지하 1층으로 내려오자 식물들 사이에 고즈넉하게 놓여 있는 풍금이 보였어요. 제가 연주를 할 주 알았다면 저기서 바람을 즐기며 건반을 톡톡 두드려봤을 것 같아요. 뭔가 보기만 해도 살포시 풍금 연주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저 자리는 계단에서 내려와서 지하 1층 테라스로 나가기 직전에 있어요. 바람 솔솔 불어오는 예쁜 공간. 저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도 예쁠 것 같아서 조카 기념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 그리고 저기서 쭉 통로를 나가면 테라스 자리이고, 뒤로 돌면 바로 지하 1층 내부 카페가 있지요. 그리고 정보를 찾아보니, 이곳은 원래 룸으로 꾸민 공간인데, 카페에 손님이 너무 많아서 룸을 개방하고, 테이블도 몇 개 더 두었다고 해요. 오며 가며 들른 손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서 정말 인기 절정이에요. 봉화의 다른 카페는 하이디의 다락방만 가봤는데, 거기랑 여기 모두 근사해요. 봉화에 카페가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있는 곳은 어쩜 다 이렇게 멋진 건가요! 대단대단.

 

바람결 따라 풍금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지 않으세요?
예쁘니까 더 찰칵찰칵. 
테라스로 나와도 요렇게 식물 친구들이 예쁘게 피어 있어요.

 

자, 그리고 드디어 봉화 카페 오로지의 최고 매력 포인트! 눈부시게 맑고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 낙동강이 보입니다. 이 사진에서는 전경을 담느라 에메랄드빛 강물을 제대로 담지 못했는데요. 그 빛깔은 더 뒤에서 한번 더 구경시켜 드릴게요. 정말 제대로니까요. 이렇게 한참이나 커피를 홀짝이며 낙동강 경치를 바라보았어요. 그러다 둘째 형부가 말했어요. "우리 저기 안 내려갈래?" 저기 테라스석에서는 저희 엄마, 아빠, 첫째 언니네 부부와 조카 둘, 둘째 언니네 부부, 그리고 저희 부부까지 무려 10명이나 함께 있었는데요. 낙동강 강가로 내려가는 길에 부모님은 영주 집으로 돌아가시고 저희들만 총총 내려가게 되었어요.

 

카페 오로지 테라스석에서 바라보는 흔한 뷰.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사진 찰각. 그림 같기도 하고, 영화 속 한 장면 같기도 해요.

 

차로 내려가니 주차할 공간도 있고, 곳곳에 캠핑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붐비지 않았어요. 어쩜, 위에서 볼 때도 근사했던 그 공간은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보니 더더 근사했어요. 정말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였어요. 일주일 동안 빌딩 숲만 걸어다녀도 우울해지지 않을 만큼의 초록초록이들. 그리고 맑은 강물, 예쁜 돌들이 반짝반짝... 제 마음도 덩달아 빛나는 것만 같았지요. 아참, 저희는 차를 타고 내려갔지만, 카페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걸어서도 이곳에 올 수 있어요. 살방살방 산책하고 다시 카페의 주차장으로 돌아가도 되는 가벼운 코스지요.

 

에메랄드빛 낙동강에 말을 담그며 놀고 있는 저희 조카예요. 영화 포스터 같지 않나요? 영화 <마음이> 같은 따수운 느낌!
조카의 초상권을 지켜주기 위해 옆모습까지만 공개할게요. 너무 멋져요. 저런 자연과, 그 자연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저희 둘째 조카.

 

자, 저도 질 수 없겠죠? 조카가 정말 천진하게 강가를 즐기는 모습을 보자, 저도 오롯이 낙동강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었어요. 추억이 방울방울 또 솟아오르며, 퐁퐁 터집니다. 제가 생각한 건 강가에 돌 던지기 놀이. 누가, 누가 더 멀리 던질까요, 내기를 하기도 했죠. 작은 돌을 집어서 던져보기도 하고, 조금 큰을 들고 힘껏 던져 보기도 했어요. 제 최고 기록은 저기 강물 딱 중간까지 가는 거였어요. 확실히 형부들이나 남편이 더 멀리 잘 던지더라고요. 야구에서 홈런 치듯 말이에요. 씨~원~한~ 돌이 풍덩. 제가 던질 때는 퐁당. 다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아주 잠시였지만요. 카페 오로지에 방문하신다면 카페에만 있지 말고 직접 이곳에도 내려와보시길 강력 추천드려요.

 

달걀 모양처럼 예쁜 돌도 있었어요. 이런 돌은 던질 수 없죠. 너무 예쁘니까요.
퐁당! (이라고 했지만 저 역시) 풍덩! 촤라라~ 물방울이 퐁퐁 터지는 청명한 느낌. 아니 제주도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부럽지 않아요.
세상에나 예쁜 돌이 왜 이렇게 맣죠? 앙증맞은 돌 친구들! 
이것은 바로! 바로! 바로! 첫째 형부의 돌 세우기 신공! 한참 집중하시더니 저렇게 성공했어요. 저 위에 돌은 무려 하트 모양!

 

봉화 카페 오로지는 처음 세워질 당시, 첫째 언니 부부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공사 현장을 많이 목격했대요. 그럴 때, "아니, 저 절벽에 왜 카페를 세우는 거지?", "저기 망할 것 같은데?" 등등 의구심 가득한 대화를 많이 주고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완성된 카페를 보자, 그제야 왜 굳이 힘들게 절벽에 카페를 세웠는지 알 수 있었죠. 카페 밖에 보이는 낙동강을 보기 위해서였죠. 아니, 찾아온 손님들에게 저 경치를 선물하고 싶었던 거예요. 카페 오로지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곳이었지만, 그냥 보통의 매력적인 카페에서 이곳을 정말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저 낙동강 뷰예요. 저 뷰. 그리고 커피 한잔 하고 저 아래로 퐁당~ 빠지고 싶게 만드는 묘한 힘. 정말 카페 오로지와 저 낙동강은 같이 방문하셔야 특별함이 배가 됩니다. 

그리고 저희는 모두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셔서 다른 음료 맛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커피 맛을 알려드리자면 (개취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맛이었어요. 엄청엄청엄청 맛있다고 하면 그건 과장이고요, 그냥 적당히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와 환상적인 뷰가 함께한 공간이었습니다. 

낙동강 뷰맛집, 봉화 카페 오로지

"오롯이 담은 자연 그대로, 당신에게 오로지"

경북 봉화군 소천면 소천로 1552

운영 시간: 9시~10시 30분

문의: 054-674-3355

메뉴: 오로지 흑당라떼와 오로지 생딸기 라떼, 오로지 수제 보리수 요거트 스무디가 시그니처 메뉴. (저희 가족은 모두 그냥 아메리카노!ㅎ 아메리카노 가격은 따뜻한 거 4천 원/아이스 4천 5백 원으로, 이런 '힙'함을 내세운 카페치고 무척 저렴한 편이에요!) 일반적인 커피 메뉴들이 다 있고, 그 외에 고구마라떼, 녹차라떼, 초코라떼, 그리고 스무디류가 있습니다.

함께 가보면 좋을 곳: 분천 산타마을/분천역(이겠죠? 정말 코앞에 있어요. 코앞에!), 백두대간수목원

화장실: 카페 왼편에 있는 건물이 화장실이고, 엄청 깔끔하고 좋습니다.

펜션 정보: 4인실, 6인실, 한옥 7인실 등 다양하게 있고요, 하루도 되고 일주일 살기, 보름 살기, 한 달 살기 등등 장기 숙박도 더 저렴하게 가능한 고입니다. 성수기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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