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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워요

고양이의 침대 사랑

by 후라야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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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가 되어버린 카후

안녕하세요, 에디터 카이입니다. 오늘은 카후의 침대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세 고양이 중에 유난히 침대나 소파를 좋아하는 카후. 푹신푹신한 그 느낌이, 카후 마음에 드나 봅니다. 집사도 집에서 쉴 때는 침대에 자주 있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카후와 침대를 공유하는 시간이 많지요. 그럴 때마다 솜털같은 카후의 털을 만지고 싶어집니다. 그럴 때마다 카후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집니다. (카후는 싫어하지만) 저는 또 카후에게 발로 장난을 칩니다. 귀찮은 카후는 잠시 냄새 맡는 척하더니 무관심으로 일관. 그래도 계속 집사가 장난을 치면 짜증을 내곤 합니다. 그런 순간, 카후가 진심으로 빡치기 전에 집사는 장난을
멈추곤 해요.

"으~ 집사 발냄새!"
"발 또 올리기만 해보라냥!"

그래놓고 집사의 장난이 없으면 카후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곤 해요. 어릴 땐 고양이 장난감에라도 반응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마저는 냥큰둥. 왜 사람도 그렇잖아요. 나이 들수록 맛있는 거 먹어도 시큰둥, 좋은 곳 여행 가도 심드렁. 아 그러고 보니 저희 둘째 언니가 그런 행동을 일삼는 요즘의 엄마를 두고 '심드렁 여사'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런 저희 엄마처럼 이제 노묘(무려 10살)인 카후는 자주 냥큰둥, 냥드렁합니다. (아, 그런 카후이지만 아직까지 사료, 간식, 캣닢에는 열광적인 반응을 해요. 엄청 민감해서 집사는 참치캔 먹기도 힘들어요. 자기 간식인 줄 알고 달려드는 카후, 그리고 카야)

"심심하다냥, 슬슬 졸음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합니다. "우리 카후는 잘 때가 제~~~일 예뻐." 하고요. (물론 카야도 마찬가지.) 잘 때는 정말 천사 같거든요. 세상 평온한 저 표정을 보고 있으면, 집사의 마음도 어느새 평온해집니다. 찹쌀떡 같은 발바닥을 간질이고 싶은 충동이... 요리 보고 조리 봐도 귀여운, 카후~ 자는 카후는 한참 동안 들여다봅니다. 우리 집 침대는 그렇게 카후에게 가장 많은 시간 봉사해왔습니다. 카후 묘생의 하루하루는 침대 반, 소파 반이니까요.

침대에서 사람처럼 자는 카후.
쿨쿨.
"오늘은 베개도 베고 자야겠다냥."
쿨쿨.

카후는 보통 잘 때 사람처럼 옆으로 누워 자기도 하고, 고양이 특유의 엎드린 자세로 자기도 합니다. 아주 가끔은 항아리 자세로 앉아서 졸 때도 있고요. 그런 다양한 카후의 자는 모습 중에서도 단연,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자세가 있어요. 형광등이나 다른 조명이 켜져 있을 때 카후가 잠을 청하면, 중간에 자다가 눈이 부신지, 아니면 어쩌다 우연히 나온 동작인지 발로 눈을 가리고 잡니다. '으 눈부시다냥! 잠을 제대로 못 자겠다옹!' 하고 항의하는 느낌도 들고요. 그럼 그 모습이 너무 사람 같아서 한참을 들여다봐요. 불을 일찍 꺼줘야 할까요? *ㅁ* 그나저나 카후가 침대인지, 침대가 카후인지 헷갈릴 정도로 함께 있는 우리 카후와 침대입니다.

"눈부시다냥. 불 좀 꺼달라냥!"
"하아, 이기적인 집사. 불 쫌!!!!"

 오늘도 또다시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카후는 벌써 잠들었어요. 저도 곧 잠을 청하겠지요. 오늘따라 힘든 일도 많았고, 유난히 마음이 다친 하루였어요. 주저앉고 싶어질 때면, 집사의 멘탈케어는 역시, 고양이들의 몫이죠. 자는 카후, 자는 카라, 자는 카야를 보며, 자연스레 피어오르는 미소 한
움큼을 조각조각 갈라진 마음 어디쯤 끼워넣습니다. 틈새가 다시 채워진 것 같기도 하네요. 왜 그런 노래 있잖아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이 노랫말처럼 마음의 짐들이 고양이들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다 잊히는 밤. 정말 그런 밤입니다. 모두에게 그런 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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