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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 어때요?

랜선여행, 오호리 정원 산책

by 후라야 2020.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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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왜곡되긴 했지만, 전경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후쿠오카, 오호리 공원 속 정원


안녕하세요, 에디터 카이입니다. (*ㅇ*)/
오늘은 후쿠오카에 위치한 (오호리 공원 내) 어여쁜 정원으로 랜선 산책을 함께 다녀올까 해요. 저는 유난히 공원 여행도, 정원 여행도 좋아하는데요. 남들은 입장료 아깝다고 안 들어가는 작은 정원에 꼭 들러서, 한참 동안 여유를 즐기기도 해요. 그리고 무료로 다닐 수 있는 넓은 공간엔 사람이 무지무지 많지만, 약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유료 공간은 정말 한갓지게 즐길 수 있더라고요. (경험상!)

오호리 공원 속 일본 정원은 입장료가 (성인 기준) 240엔이었어요. 하지만 외국인 할인이 있는지 저는 190엔으로 할인해주셨어요. 그리 큰 액수가 아니지요? (지금은 250엔, 200엔으로 올랐네요.)

몇년 전 교토의 아라시야마에 갔을 때 1000엔을 주고 오코치 산장에 입장했었는데요. 처음엔 조금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유명 관광지라 사람이 북적북적하던 밖과 달리 정말 다른 세상을 마주한 듯한 감동이 있었어요. 그에 비하면 오호리 공원 속 일본 정원은 무척 저렴한 편이네요.

참 본격적인 산책에 앞서, 이 사진들은 전부 '무보정 사진'이에요. 필터나 미세한 색감 조정 같은 것들도 하지 않았지요. 화창한 날, 오호리 공원에 있는 작은 정원을 산책한 뒤, 넓은 공원 여행도 했는데요. 오늘은 정원만 소개해드리고, 다음에 기회가 될 때 공원도 구석구석 함께 산책해보기로 해요.

동화 같은 길은 느긋하게 걸어봅니다. 타박타박. 여러분도 지금 이곳을 실제로 걷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코로나19로 동네 산책조차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우리. 마음속에서라도 마스크 없이 편하게 숨쉬며 걸어봅시다.
이곳 정원의 경우, 오호리 공원 개원 50주년 기념으로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했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작지만 풍성하고 단단한 느낌!

이제, 다리가 보여요. 저 다리를 건너가면 더 근사한 경치가 펼쳐질 것만 같아요. 또다시 타박타박. 한 걸음 두 걸음 힘차게, 하지만 찬찬한 호흡으로 걸어보아요.

짠! 역시나 다리를 건너오니 더, 근사한 경치가 보이네요. 탁 트인 하늘, 연못, 멋드러진 나무의 조화가 찰떡이에요. 앗. 딱 떨어지는 느낌은 아닐지 몰라도, 이 연못을 보니 남원의 광한루 생각이 나네요. 화창한 하늘, 눈빛신 태양이 내리쬐는 광한루 특히 그 연못은 이 정원과 분위기가 꽤 닮아 있어요.

저는 지난해 5월 초에 이곳을 다녀왔어요. 그때는 일본 사람들도 황금 연휴를 즐길 때라 어딜 가도 사람이 많았지요. 그에 비해 이 정원은 매우 조용한 편이었어요. 가끔 가족단위 관광객(주로 한국인)이 우르르 와서 시끌벅적해지기도 했지만, 또 그런 분들은 사진만 찍고 바로 나가시더라고요. 저는 한 두세 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

봐도, 봐도 좋아요. 걸음을 멈추고 저 경치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찰칵. 사진을 찍는 것도 잠시, 뷰파인더로 보는 세상이 아니라 내 눈으로 만나는 온전한 도심 속 자연이에요.

참, 그러고 보니 요즘엔 카메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요! 예전엔 여행 가면 꼭 무거운 DSLR이며 필카를 챙겨 갔었는데, 지금은 다 핸드폰으로만 찍는 것 같아요.

자, 조금 다리가 아프지 않으세요? (어머, 무슨 벌써 다리가 아프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잠시 평상에 앉아 쉬어갈까요. 그늘도 있고, 바람도 쏴아- 불고요.

그늘에 앉아 바라본 경치를 또 눈에 담아봅니다. 나른나른 졸음이 올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나죠.

자, 저는 여행 기간 동안 읽으려고 가져간 책을 펼쳐요. (마침 책 표지 속 레몬과 제 옷이 깔맞춤; 일부러 맞춘 건 아니지만 꼭 세트 같네요, 하하). 당시엔 저 소설을 재밌게 읽었던 것 같은데, 별로 기억에 나지 않는 걸 보면 제 취향은 아니었나 봅니다.

한참 책을 읽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 씩씩하게 산책을 시작합니다. 비슷한 듯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져요. 이런 곳은 어디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뷰가 달라지잖아요. 마치 조금 전과는 또 다른 정원에 산책 나온 것 같아요.

잉어들도 사이좋게 헤엄치고 있어요. (잉어 맞지요? 물고기 전혀 모르는 저, 하하.) 코로나19 탓에 올해는 한번도 수영을 못했는데, 수영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 쟤네들이 마냥 부럽네요. 다시 마음 편히 수영할 날이 어서 오길!

저는 왜 이런 길만 보면 동화 속 세상 같지요? 일본 정원의 느낌이, 제게는 유독 동화랑 닮게 느껴지나봐요. 인위적인 정원이지만 무척 단정하고, 앙증맞지만 또 풍성하게 자리 잡은 자연들 덕분이겠지요?

타박타박. 어머, 벌써 정원 산책이 끝나갑니다. 이 아쉬움을 달래려고 조금 더 몰입해서 이곳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의 장점은, 우리가 또 설레는 맘으로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는 거겠지요? 다음에 후쿠오카에 다시 가게 되면 오호리 공원과 이 정원에 또 들르고 싶어요.


후쿠오카에 간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하나 있어요. 바로 다케오시립도서관. 츠타야와 시립도서관의 콜라보로, 아주 근사한 공간이 탄생했거든요. 심지어 일본의 섬을 가도 츠타야에 들르는 츠타야 덕후였던 저는, 몇 년 전 후쿠오카에 처음 갔을 때 지인의 추천으로 방문했었지요. 정말 최고의 서점이자, 최고의 도서관이었어요. 도서관 주변으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 삼아 가볍게 걸을 수도 있답니다.

오호리 공원 속 일본 정원 이용 안내

시간: 오전 9시~오후 5시(4시 45분 입장 마감)
6~8월은 오전 9시~ 6시(5시 45분 입장 마감)
개인: 250엔(어른), 120엔(아동)
외국인의 경우, 할인 받아서 200엔(어른), 100엔(아동)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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