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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 어때요?

랜선 여행, 스페인 몬세라트 (Montserrat)

by 후라야 202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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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 수도원 밖 전경과 미사 중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의 성가를 모두 담았어요. :-)

랜선 여행, 스페인 몬세라트!


안녕하세요? 에디터 카이입니다. (●'◡'●)

오늘은 함께 스페인 몬세라트로 방구석 랜선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제가 스페인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이 몬세라트인데요. 특별히 저 위에 영상에는, 수도원 밖 전경뿐 아니라, 미사 중에 세계 최초 소년 합창단 에스콜라니아의 성가도 모두 담았으니, 꼭 한번 영상도 클릭해보세요. 경건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거예요. 영상을 안 보실 분들도 클릭해두고 글을 읽어내려가시면, 아주 잠깐 바람소리가 들리다가 근사한 성가를 들으며 랜선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요.

 

수도원과 주변 전경을 파노라마로 담은 사진입니다.
몬세라트 수도원 외부 전경
몬세라트 수도원 외부 전경
몬세라트 수도원 외부 전경
몬세라트 수도원 외부 전경

 

카탈루냐 사람이라면 안 가본 사람이 절대 없다는 스페인 3대 성지, 몬세라트예요. 기암괴석 봉우리가 무려 6만 개나 있다고 해요. 이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는 곳까지 가려고 해도 산악열차를 타야 합니다. 약간 안개 때문인지 구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신선이 사는 곳처럼 보이기도 해요. 왜 영험하다고 표현하는 그 느낌 있잖아요. 이곳을 '천사들이 조각한 땅'이라고도 얘기한대요. 심지어 이곳의 경치는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카사밀라'를 지을 때 영감을 주었대요. 어쩐지 그 으리으리한 느낌이 그 성당과 닮았네요. 

이곳은 880년경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곳으로 유명해요. 어린 목동들이 성모 발현의 기적을 발견했다는 것!!! 굥황 레오 13세에 의해 1881년 인정받았다고 해요. 기적의 주인공은 바로, 바로 바실리카 안쪽 예배당에 있는 '검은 성모상'이에요. 여러 가지 설들이 많이 있는데요. 누군가는 초기 기독교 때 성 베드로가 예루살렘에서 옮겨왔다고 주장하고요. 또 누군가는 인류 통합을 상징하려고 피부를 검게 표현했다는 주장도 해요. 다만, 실제로는 12세기 로마네스크 스타일을 따라 만들어진 성모상이고요. 검은 피부도 목각상에 광택제를 발랐던 것이 화학 반응을 일으켜 검게 된 것이라고 해요. 어쨌든 검은 성모상이 손에 들고 있는 공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줄이 어마어마하게 깁니다. 저는 긴 줄을 피하기 위해 미사 중 성가를 한 곡만 듣고 바로 검은 성모상에게 소원을 빌러 갔어요. 줄이 하나도 없었지요. 단, 성모상이 있는 예배당은 오픈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하니 미리미리 체크하고 가시면 좋겠어요.

 

그때 기념품으로 사온 검은성모상이에요. (카야둥절)

 

아직도 몬세라트 기념품샵에서 사온 검은성모상을 잘 모시고 있답니다. (참고로 저는 무교입니다만...) 어쨌든 가끔 소원을 빌고 싶을 때, 간절한 마음이 들 때, 이 작은 성모상에 있는 공에 손가락을 대고 소원을 빌어봅니다. 검은 성모상 공에 손을 대는 사람들을 지켜봤는데, 뽀뽀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어요. 예배당만 하더라도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만큼, 큰 예배당 안을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지요. 언젠가, 다시 그럴 날이 오겠지요?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입구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입구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내부 (미사 진행 중)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내부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내부
몬세라트 수도원 예배당 나가는 길목

 

여러분은 간절히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한때 인기를 들었던 '연금술사'라는 책의 구절도 생각나네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 있잖아요. 믿거나 말거나 그런 긍정의 힘은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카탈루냐 사람들은 이렇게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가 생기면 어김없이 이곳 몬세라트 수도원에 방문한다고 해요. 사실, 검은 성모상에 손을 대지 않아도, 이곳 자체가 영험한 기운이 정말 많이 느껴져요. 종교가 없는 저조차도 느낄 정도로요. 그러니 혹시라도 천주교신자인 분들이 스페인에 가게 된다면, 몬세라트는 정말 꼭꼭 방문하길 추천드려요. 

 

산악 열차의 기찻길 뒤로 그림 같은 경치가 펼쳐지지요.
무척 아름다운 대자연!

 

이 경치들이 전부 무보정 사진들이에요. 그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으로, 영상으로 다 담지 못해 아쉽네요. 참 몇 가지 정보를 더 드리자면, 몬세라트 박물관에는 고대부터 피카소 등 현대 예술 작품까지 두루 소장하고 있어요. 넉넉하게 시간을 내어 방문했다면 박물관도 놓치지 마요. 수도원 안에도 카페테리아가 있어요. (주말에만 문을 여는 뷔페식당이지요.) 몬세라트 기념품샵에도 들러서 여행을 추억할 만한 물건을 사도 좋고요. 

 

그 웅장함, 아직도 생각나네요.

 

그리고 몬세라트 수도원에 갔다면, 몬세라트 트레킹도 해야겠죠? 꽤 많은 여행객들은 예배당에만 들렀다가 다시 내려가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몬세라트를 오른답니다. 우리도 몬세라트를 올라볼까요? 이미 우리는 산악 열차를 타고 몬세라트 수도원까지 왔지요. 그래서 여기서 정상까지 오르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안 걸려요. 몬세라트 최고봉인 산 제로니까지 다녀오는데도 수도원 기준 왕복 2시간이면 되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청계산 정도의 난이도일까요?

 

몬세라트도 식후경. 카페테리아에 들러 샌드위치와 커피 한잔을!

 

자 이제 출발합니다. 전 세계인이 모이는 곳인 만큼 다국적의 산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요. 출발하자마자 미국 여성분이 인사합니다. "헬로!" 저도 답합니다. "헬로!" 흥겹게 인사를 하고, 힘차게 올라갑니다. 덕분에 저도 먼저 말을 걸어요. "올라!" 하고 소리를 크게 외치면, 그 누구도 답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요. (딱 한 명, 어린 꼬꼬마만 제 인사에 답을 안 했어요, 하하.) 함께, "올라!" 하는데, 평소랑 다르게 "(산에) 올라!" 하는 거 같은 응원으로 느껴져요. 그리고 재밌는 일화 하나. 이 짧은 산행 코스도 힘든 사람이 있는 법. 제가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한 남성분이 다가와 정상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대답했는데, 조금 내려가더니 여성 일행 2명과 함께 힘을 내서 다시 오르더라고요. 지친 일행을 위해 먼저 와서 물어본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산에서 "조금만 더 가면 돼요."는 진짜일까요, 거짓말일까요. 

앞선 영상에도 작게 들어갔지만, 이게 정상에서 내려다본 주변 경치예요. 외국인 할아버지의 기침소리... 깜짝 놀라고 말았죠. ^^;

몬세라트 랜선여행 어떠셨나요? 몬세라트의 매력을 조금은 느끼셨나요? 저는 매일매일 몬세라트의 영험한 기운을 받는 느낌이에요. 몬세라트에서 사온 검은성모상 때문이냐고요? 아니요. (아니, 종교도 없다면서 왜?) 기념품숍에서 묵주를 사왔거든요, 하하. 외출할 때면 묵주를 차고 나가요. 뭔가 든든한 부족 같다고 할까요. (아니 종교 없다면서...?) 어쨌든, 마음에 힘을 주는 물건들이에요. 몬세라트를 생각하면 지금도 힘이 날 만큼, (세계를 두루 다녀보지 못한 제게 있어) 최고의 여행지였다고 감히 말씀드려요. 코로나가 지나가면, 언젠가 스페인 여행을 가실 분들, 특히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실 분들은 꼭, 꼭 몬세라트에 들러서 영험한 기운도 받아오세요.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은 신비로운 경치도 보고 오시고요. 

 

자, 여러분도 소원을 빌어보세요. 비록 랜선이긴 하지만, 오늘 몬세라트도 다녀왔고, 검은 성모상도 봤잖아요. 모니터 화면에 뜬 사진 속 볼에 손을 얹고, 진심으로 원하는 걸 빌어보세요.

모두의 그 소원이 이뤄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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