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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리뷰해요

포도잼 만들기 (포도쨈 만들기)

by 후라야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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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잼 만들기 (포도쨈 만들기)

오늘은, 언니가 저희 집에 오면서 포도를 사왔어요. :) (언니는 거의 매주 저랑 주말에 하는 작업이 있어서 저희 집에 들르지요.) 추석 연휴에도 쉬지 않는 자매들! 집 근처 마트에서 언니가 포도를 사왔는데요. 마트 직원분이 말씀하셨대요. 연휴 전에 들어온 포도라 신선하지 않다고, 그래도 사시겠냐고. 언니는 괜찮다고 구입을 했는데요. 신선하지 않은 포도라 미안하셨는지 한 팩을 서비스로 더 주셨어요. 자 우리는 이럴 때 뭘하면 좋을까요? 포도 주스? 아니, 아니에요. 주스는 신선한 포도로 만들어야 더 맛있고 몸에도 좋죠! 포도잼 (포도쨈) 만들기에 도전하기로 합니다. 😜

잼이나 청 종류를 만들 땐, 역시 유리를 열탕소독부터 해야겠죠? 

잼 (쨈)을 더 오래오래 보관하려면 유리를 소독해주셔야 해요. 열탕소독은 아무리 내열유리라고 해도 갑자기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안 돼요. 찬물부터 함께 넣어서 서서히 뜨거워지도록 합니다. 그럼 유리가 놀라지 않아요. 팔팔 끓으면 5~10분 정도 더 끓여주면, 그사이 수증기가 유리 속을 열심히 소독해준답니다. 그리고 소독이 끝난 병은 서서히 원래 온도로 돌아오게 놓아두셨다가, 잼을 충분히 식힌 다음 유리 용기에 넣어주시면 되겠죠? 

포도잼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 세척이 가장 중요해요. 

포도가 전부 잠기게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를 뿌려줍니다. 베이킹소다가 물속에 충분히 녹아들게끔 잘 저어주세요. 20분 정도 방치하면 포도 껍질에 묻은 이물질들이 엄청 많이 수면 위로 떠올라요. 물속에서도 어느 정도 분해되어 가라앉아 있는 이물질도 많답니다. 

20분이 지나자, 이물질이 많이 떠올랐어요. 사진에선 덜 보이지만, 실제론 더 많이 이물질이 나왔어요.

자, 베이킹소다로 1차 세척을 해주었다면, 이번엔 식초로 2차 세척을 합니다. 베이킹소다 물을 버리면서 흐르는 물에도 세척을 해주신 다음 (그사이 또 숨은 이물질들이 많아 나타납니다.) 또 포도가 모두 잠기게끔 물을 부어줍니다. 그리고 이번엔 식초를 몇 큰술 넣어주세요. (포도에 양에 따라 적당히! 저는 4~5큰술 넣었답니다.) 식초물에서도 포도를 20분 동안 방치합니다. 1차, 2차 세척을 하고 나면 어느새 40분이 훌쩍 지나가요. 하지만, 40분 사이에 실제로 저희가 포도를 씻는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지요. 대기하는 시간에는 다른 것들을 하면서 여유를 두고 기다려주세요. 세척이 모두 끝나면 포도알을 하나씩 떼어내주세요.

식초를 탄 물에 포도를 세척하고 있어요.
또 20분이 지났자면, 흐르는 물에 포도를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저는 쌀을 씻을 때 여러 번 헹궈주잖아요. 포도도 정말 여러번 씻어주었어요. 포도껍질을 그대로 삶을 거라 더 꼼꼼하게 할 수밖에 없어요.

자, 이제 본격적인 포도잼 만들기가 시작되지요. 큰 냄비에 포도알만 넣고 약불에 끓여주세요. 이때 물을 넣는 분들도 계신데, 물을 넣지 마시고 포도알만 끓여도 충분히 포도즙이 우러나오거든요. 그러니 포도알만 넣어주세요. 서서히 끓기 시작하면서 포도알과 껍질이 분리되기 시작하면, 주걱이나 다른 도구를 이용해서 전체적으로 으깨어주세요. 

저는 나무 국자를 이용해서 포도알을 으깨주었어요.

충분히 끓인 포도를 체에 넣고 알맹이와 씨, 그리고 껍질을 분리해주세요. 이때도 주걱이나 다른 도구를 사용해 꾹꾹 눌러주면서 최대한 포도즙을 짜주세요. 소중한 포도알을 하나라도 더 즙을 짜서, 소중한 마음으로 먹기 위해, 저는 열심히 꾹꾹 눌러주었답니다.

꾹꾹 누르다보면요.
요렇게 씨랑 껍질만 남게 됩니다.

자, 이젠 포도즙과 설탕을 넣고 다시 끓여줘야 해요. 이때 오래 보관하실 거라면 설탕을 많이 넣어주시면 좋고, 금방 드시거나 포도의 당도가 높다면 설탕을 더 적은 비율로 넣어주셔도 되는데요. 가장 일반적으로는 포도와 설탕이 1 : 0.5의 비율로 만듭니다. 저는 계량 도구가 없어서 종이컵을 사용해서 분량을 맞춰주었어요. 종이컵 기준 포도즙이 4컵 정도 나왔고요. 설탕을 2컵 정도 종이컵으로 계량해 넣어주었습니다. 

열심히 짠 포도즙을 종이컵으로 계량해서 냄비에 넣어주었어요.
포도즙에 양에 맞춰 설탕도 그 반만큼 넣어줍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오래 두고 먹을 잼이니까 괜찮겠죠? :)
저는 주걱 대신 나무 숟가락으로 저어주었어요.

주걱으로 저어가며 약불에서 걸쭉해질 때까지 푹 끓여주세요. 열심히(?) 끓기 시작하면 아래의 사진처럼 거품이 올라오는데요. 올라오는 거품은 조금씩 걷어내주세요. 중간중간 열심히 저어주었는데요. 포도잼 하나 만드는 데도 이렇게나 정성을 쏟고 나니, 뭔가 더 뿌듯한 일을 한 것 같은 성취감이 있어요. 대충대충하는 음식보다 정성들인 음식에 더 마음이 움직이는 뭐, 그런 감정이었지요. 하하.

뭔가 마녀의 묘약 제조 같지 않나요? (몹쓸 상상력...)
거품을 걷어내주고 있습니다. 팔팔 끓는 포도즙.

약간 걸쭉해진다 싶으면 포도잼의 농도를 찬물에 떨어뜨려 확인해주세요. 이때 포도즙이 확 퍼지지 않고 살짝 뭉쳐있는 상태가 좋아요.

걸쭉하지 않을 때 떨어뜨렸더니 확 퍼집니다. 아지랑이까지 보이는 포도즙.
조금 더 지나 포도 농도 테스트를 하려고 했더니 카야가 또 호기심에 한참 쳐다봅니다.
아까보다 좀더 덩어리진 포도즙이 보이시나요? 
한번 더 떨어뜨려보니 확연히 확 뭉쳐 있는 느낌! 

그런데 포도즙이 너무 걸쭉해져도 냉장고에 넣으면 또 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러니 그냥 느낌으로 하시지 말고, 꼭 찬물에 떨어뜨려서 포도즙의 상태를 확인해주세요. 그리고 충분히 정당할 만큼 끓였다 싶은 순간, 레몬즙을 넣어줍니다. 레몬즙 1큰술! 맛도 더 상큼해지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마법의 레몬즙!

레몬즙 톡톡.

자, 이제 드디어 포도잼이 완성되었어요! >ㅁ<

병이 커서 저만큼밖에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작은 포도 두 팩을 넣었는데 말이지요. (두 병이나 열탕소독한 저 무엇...)

포도즙은, 둘째 언니와 저, 그리고 남편이 함께 시식해보았어요. 우앗!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시중에 파는 포도잼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저희 둘째 언니는 모닝빵이나 식빵에 잼 발라먹는 걸 좋아하는데요. 제가 말했죠. "앞으로 잼은 내가 다 만들어줄게. 그 포도잼 다 먹고 말해." 가끔은 언니가 사온 과일들로 만들어주고, 가끔은 제가 서프라이즈 선물로 만들어주렵니다. 히히. 이 포도잼은 잼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선물했어요. 언니의 포도를 선물받은 제가, 포도잼을 만들어 언니에게 다시 선물하는 저희 집, 참 재밌죠?

이 포도잼은 파는 제품은 아니지만 스티커를 붙여서 더 예쁘게 만들어봅니다.
이 병 역시 파스타 소스 병을 열탕소독해서 재사용했어요. 히히.

스티커 속에 맛난 간식과 식물이 있어서 그런지, 그 뒤로 보이는 저희 집 초록이들도 더 예뻐 보여요. 월동 준비하느라 베란다에 있던 녀석들을 대거 방으로 데려왔지요. 앞으로 한동안, 언니가 집에서 가벼운 빵으로 허기를 달랠 때, 제가 만들어준 잼으로 기분 좋은 맛을 즐긴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뻐요. 주는 마음의 기쁨과, 받는 마음의 기쁨을 두 배로 느낀 저희 자매네요. 아참,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잼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드시면 되세요. 설탕을 넉넉히 넣고, 레몬즙까지 넣어서, 1년은 보관은 가능하답니다. 그렇지만 저희 언니는 한 달 안에 다 먹을 거라 확신합니다. 한 달 뒤엔 어떤 잼을 만들어줄지 두근두근. 집콕하느라 조금 심심한 분들이 있다면, 일부러 부지런 떨어서, 사먹어도 되는 제품을 집에서 손수 만들어보세요. 만드는 과정의 행복과, 또 먹을 때의 만족감이 두 배가 될 거예요. 

 

아, 빵 말고도 플레인 요거트에도 토핑으로 넣으라고 말해줬어요. :-) 맛있게 냠냠. 

여러분, 포도잼처럼 달달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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