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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리뷰해요

생대추로 대추청 만들기 (feat. 꿀)

by 후라야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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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대추로 대추청 만들기

둘째 언니네가 나눠준 생대추. 평소 제가 직접 사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생대추라서, 언니에게 "이걸 어떻게 먹어?" 그랬더니, 언니가 "그냥 생으로 먹어." 그러지 뭐예요. 하지만 말린 대추 같은 티타임용 간식이라면 모를까, 생대추를 어떻게 간식으로... (물론 드실 분들도 많겠지만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오늘은 생대추로 대추청 만들기를 해보았어요. 특히, 저 같은 부류의 사람은 생으로 먹기 힘든 것이,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대추 속 벌레를 생각하면, 으으... 이 사소한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자, 그럼 대추청 만들기 지금 시작합니다. 

요렇게 생대추 한 봉지를 나눠 받았어요. 
본격적인 청 만들기 시작에 앞서 열탕소독을 해야겠죠. 저는 미리 해둔 유리병이 하나 있어서, 하나만 추가로 소독했어요.

생대추로 대추청을 만들 때는 껍질째 그대로 사용하는데요.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할 건 뭐다? 엄청엄청 깨끗하게 세척하는 일이에요. 대추를 세척할 때도 다른 과일들을 세척할 때와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먼저 베이킹 소다를 준비하세요. 생대추가 모두 잠길 만큼 물을 붓고, 그 위에 베이킹소다를 뿌려준 다음, 베이킹소다가 충분히 녹게끔 잘 저어줍니다. 그리고 20~30분을 기다립니다. 저는 보통 20분 담궈두는데 과일이나 채소의 상태에 따라, 좀 더 길게 두셔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볼이 없어서 냄비에 넣고 세척했어요. (이렇게 요리를 자주 할 거라면 곧 대형 볼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베이킹소다를 탄 물에 대추를 20분~30분 정도 담궈둡니다. (대추알이 반짝반짝한 이 느낌 뭐죠?)
이제 식초 2~3큰술을 넣어주세요.

베이킹소다 물을 버리고 흐르는 물에 대추를 한 차례 씻어준 다음, 다시 대추가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이번엔 식초 2~3큰술을 뿌려주세요. 그리고 이번에도 20분 정도 기다립니다. 

식초로 2차 세척을 끝낸 생대추를 체에 받쳐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우리는 생대추를 껍질째로 활용할 거잖아요. 그러니 1차 베이킹소다 세척, 2차 식초 세척이 끝났다면, 마지막엔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헹궈주세요. 안심하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도록요. 생대추 세척이 모두 끝났다면, 이제 정말 본격적인 대추청 만들기 과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바로, 바로 대추 손질하기.  

대추를 사과를 자르듯 돌아가며 얇게 잘라줍니다. 얇을수록 (힘은 들지만) 대추청 맛은 더 풍성해지겠지요?
처음에 조금 긴 칼로 하다가 불편해서 코가 짧은 과도로 바꿔서 대추 자르기를 이어갑니다. 작은 칼로 하니 훨씬 수월했어요.

정확한 양은 모르겠지만, 저렇게 얻어온 대추 한 봉지를 모두 얇게 자르는 데는 무려 2시간이 걸렸습니다. 나름 딱딱한 대추에 칼질을 하는 거라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해요. 잠깐 딴 생각하다보면 손을 다칠 수도 있으니, 저는 편하게 앉아서 하지 않고 서서 작업했습니다. 집중해서 하다보면 팔다리, 손가락은 조금 아프지만, 온전히 그 시간에, 그 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게 또 힐링도 됩니다.

자, 드디어 대추 다듬기 완성! 여기까지 하셨다면 완성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자, 이제 대추와 꿀을 아까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줍니다. 이때 1:1 비율로 넣어주시면 가장 좋습니다. 청은 꿀 대신 설탕으로 만드셔도 좋지만, 다른 청도 아니고 대추청인데 하는 마음이 들어요. 대추청은 미리 만들어두면 감기 기운 있을 때는 추운 날 대추차를 타서 마시면, 뭔가 든든하고 따뜻하고 좋을 것 같거든요. 몸에 좋은 대추와 (단독으로도 잘 타서 마시는) 몸에 좋은 꿀의 조합이 더 끌렸지요. 

자 소독한 유리병에 대추를 담고, 대추 양만큼의 꿀을 준비합니다.
꿀을 아낌없이 부어줍니다. 저는 꿀을 좀 많이 넣었어요. 달달한 대추차를 위해서요?!
짜짠! 대추청 만들기가 일단락되었습니다.

 미리 손질해둔 대추 양이 많아서 병 하나에 대추청을 동일 과정으로 한 병 더 만들었습니다. 그사이 먼저 만들어둔 대추청의 대추가 떠오르고, 아래에 꿀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두번째 만든 대추청은 넉넉한 기간을 보관하지 않고 빠르게 먹을 거라 꿀을 첫번째 대추청보다 조금 적게 넣었어요. 자, 대추청은 실온에서 2~3일 정도 숙성시킨 다음 냉장고로 보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첫번째 대추청은 더 오래 두었다가 맛을 보고, 더 빠르게는 두번째 만든 대추청을 대추차로 맛볼 생각이에요. 

두 병의 대추청을 완성했습니다! :) 뿌듯뿌듯.

생대추를 손질하면서 저 큰 한 봉지에서, 실제로 벌레는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그래도 제가 그냥 먹었다고 생각하면 그 벌레가 제 입으로 들어갔을지도 모르잖아요. 또르르. (벌레를 유난히 싫어하는 저.) 깨끗하게 잘 손질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대추청이에요. 이렇게 만들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어요. (괜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 가공되어 시판되는 대추청에는 벌레가 섞여서 갈려져 있는 게 아닐까. 이건 잼을 만들면서도 든 생각이에요. 막 공장에서 과일을 으깨서 잼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그 사이 잼 속에 형체가 사라진 벌레가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뭐 모르면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런 엉뚱한 상상력이 발동하네요. 그래서 말이지만, 이제 청이나 잼은 정말 사먹지 않고 집에서 정성껏 만들어 먹으려고요. 믿고 먹을 수 있는 홈메이킹 꿀대추청이었습니다. :-) 

대추차 후기는 나중에 좀 더 추워지면 남기도록 할게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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