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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기 어때요?

바르셀로나, 가우디 랜선 투어 1편 : 카사 밀라 (라 페드레라)

by 후라야 202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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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건축 걸작, 카사 밀라 (라 페드레라)

오늘은 오랜만에 바르셀로나로 떠나볼까요. 특히 가우디 랜선 투어로요. 제가 가우디 건축물 중 가장 유심히, 열심히 관찰했던 카사 밀라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왠지 가우디 건축물에는, 생명이 깃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 섬세함 때문일까요.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곡선으로 되어 있는 카사 밀라를 만나볼까요. 

카사 밀라 외관 보고 신이 난 제 뒤통수.
저 꼬불꼬불한 외관이 정말 독특하지요?

건물의 외관이 물결 치는 것 같지 않나요? 외관도 멋지지만 옥상에 있는 조형물과 내부도 멋들어지게 꾸며져 있답니다. 가우디 건축물의 영감을 받아 만들어둔 가우디 기념품샵 역시 이곳 카사 밀라 1층에 위치해 있는데요. 제가 스페인 여행 당시 가장 많은 기념품을 구매한 곳이기도 합니다. 기념품샵도, 1층 레스토랑도 재차 방문했을 정도예요. 가우디는 딱딱한 돌과 날카로운 쇠를 이용해, 모서리 하나 없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건물을 만들었지요. 봐도, 봐도 아름다워요. 참, '라 페드레라'는 채석장이란 뜻이래요. 1910년 완공 당시 파다 만 돌무더기 같다는 혹평에 시달리며 라 페드레라라고 불렸다고 해요, 하하.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이 너무 시대를 앞서갔나 봅니다.) 하지만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지금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아래 1층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이렇게 생겼어요.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일부만 공개되어 있어요.

가우디는 이렇게 건물 가운데 중정을 만들어, 입주자들이 집안에서도 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게 했어요. 정말 예쁘게만 짓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직접 살아갈 사람들을 고려한 거죠. 세계적인 건축가들은 늘 이런 고민을 한대요. 그곳에 직접 머무를 사람들의 동선, 삶의 방식까지 고려하는 것. 특히 일부러 공간의 동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실제로는 건축가가, 이곳에서 더 많이 움직이고, 또 자연을 보게끔 하려고 그런 구조로 만드는 경우도 많대요. 

몽환적인 분위기의 중정.
뭐 하나, 아름답지 않는 곳을 찾을 수 없네요.
고급아파트인데, 여길 보면 아파트 느낌이 좀 드나요?

처음 입장하면 제일 먼저 옥상으로 올라가도록 안내해줬던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까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이곳 카사 밀라에서도 유명한 기둥들이 있답니다. 카사 밀라에서 가장 유명한 조형물은 투구를 쓴 병사 모양을 한 굴뚝과 십자가 모양의 환기구래요. 아래 사진에서 통로 사이 저 멀리 반쯤 보이는 게 바로 그 조형물인 듯합니다. 정면에서 찍어온 사진이 없어 아쉽네요. 하지만, 카사 밀라의 옥상 조형물은 다 신기하고, 독특하면서도, 사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답니다. 한번 구경해보세요. 특히 아름다운 곡선에 집중하면서요.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각진 건물들에 비해 자연과 무척 어우러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각진 건물들 사이에선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하늘과 함께 보면 가장 자연스럽달까요?

저 통로를 지나면 통화 속 세상이 펼쳐질 것 같지 않나요?
가까이서 하나하나 살펴보세요.
만져보면서 질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나름 학구적인 여행객 모드.
아름답죠?
하늘과 조형물만 보면 진짜 건축물이기 이전에 예술작품!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지중해 햇살 아래 한가로운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우디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대요. 그래서 원래는 이곳 옥상에 성모 마리상을 세우려고 했대요. 하지만 건축주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지요. 여기서 포기했느냐? 아니에요. 가우디는 옥상 곳곳에 옆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으로, 위에서 보면 장미 모양인 조형물을 남겼대요. 장미는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거고요. 결국엔 자신의 뜻을 이룬 셈이나 마찬가지지요. 

이곳 옥상에 있는 굴뚝들이 스타워즈 다스베이터의 모티브가 되었대요. 신기하죠?

엄청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컨셉 아닙니다.

자, 이제 내부로 들어가볼까요. 내부는 옥상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아래 다우디의 건축 모형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 '에스파이 가우디'가 있어요. 

계단을 내려가볼까요. 

벽과 천장의 느낌도 참 신기하죠? 가우디는 건물 외관, 건물 옥상, 건물 내부... 단 한곳도 신경쓰지 않은 공간이 없어요. 정말 넋을 놓고 바라보았죠. 특히 가우디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건,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스페인의 다른 건축물들을 보면, 가우디를 빼고 다 비슷비슷한 계획 건축물 같거든요. 계획 도시에 세워진 닮은꼴 건물들 있잖아요. 거기서 유독 가우디만이, 자신의 개성을 살려 건축을 했죠.

바로, 라 페드레라의 조형물이죠. 이렇게 보니, 전체적인 외관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박물관에서 한 층 더 내려가면 아파트 공간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이곳에서 부르주아들이 어떻게 거주했을지 가늠할 수 있게 여러 가지 가구와 소품들로 꾸며놓았어요. 침실, 식당, 욕실, 재봉실 등 다양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어요. 제가 워낙 직업병(?)인지 어딜 가면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고 기록하는데요. 이때도 딱히 어디에 올릴 생각은 없었지만, 그때 많이 찍어둔 사진을 이렇게 블로그에 랜선 후기를 쓰게 되네요. 그럼 찬찬히 둘러보세요. 

자, 20세기 초 부르주아가 살았던 고급 아파트의 내부 어떤가요? 저는 건축물에도 1차로 반했지만, 2차로 당시 가정집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어요. 얼마나 예쁘던지.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도 들었고요. 공간이 예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우리 집도 이렇게 꾸미고 싶다 했던 것도 있었죠. 

중정이 있는 건물 1층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이렇게 하늘을 볼 수 있어요. 건물 안으로도, 선물 밖으로도 창이 나 있어서, 환기시키기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제게는 통풍이 되는 공간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추운 겨울에도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저인지라...) 가우디의 섬세함이 또 한 번 느껴져요.

자자, 이제 카사 밀라의 내부, 옥상, 심지어 기념품샵까지 구경을 했어요. 참고로 기념품샵은 굳이 카사 밀라에 입장하지 않아도, 바깥에서 바로 통하는 문이 있으니 언제든 방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가우디 건축물 모양을 닮은 컵도 사고, 티코스터도 사고, 이것저것 꽤 많이 샀던 기억이... 

짜잔. 여긴 어딜까요. 신나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구경했더니 배가 고파요. 그렇다면 카사밀라 1층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되겠죠? 바르셀로나의 다른 식당들보다 아주 조금 비싼 느낌이에요. 가격 자체가 엄청 비싸다기보다, 가격 대비 음식의 양이 다른 레스토랑보다 적더라고요. 그러니까, 조금 더 비싼 거 맞죠? 스페인 사람들은 유난히 외부 테라스 자리를 좋아해요. 저때가 작년 11월이라서, 그래도 코트를 입고 다녀야 하는 날씨인데도, 사람들이 안락한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모두 테라스 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도 곳곳에 요렇게 난로가 있어서 조금 따뜻하고 졸려요.

저는 한번은 외부에서 식사하고, 재차 방문했을 때는 레스토랑 내부에서 식사했어요. 분위기가 다르지만 둘 다 좋았고, 맛도 늘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이었어요. 그리고 가우디 건축물 안에서 그 아름다운 천장과 건물 곡선을 보면서 먹는 것도 즐거움이고, 외부 테라스 자리에서 건물 외관과 날씨를 만끽하면서 먹는 것도 기쁨이에요.

이건 남편이 시킨 치킨 요리예요. 가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꽤 비쌌어요!
이건 제가 시킨 수제버거와 감자칩.

스페인 감자칩 정말 예술이죠. 저는 스페인 음식 중에는 빠에야를 무지무지 좋아하는데요. 정말 가능하다면 1일1빠에야를 먹었을 정도예요. 제대로 하는 집에서 먹으면, 밥알 하나하나가 탱글탱글 씹히는 식감이 예술이죠. 하지만 냉동 빠에야로 만든 것 같은 음식을 내주고 엄청 비싸게 파는 곳도 많아서 조심해야 해요. 호구 되기 쉬운 여행객. 또르르. 카사 밀라의 음식도 맛있었지만, 되돌아보면 자꾸 빠에야가 생각나요. 으, 빠에야 언제 또 먹을 수 있으려나. 오늘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카사 밀라 랜선 투어 즐거우셨나요?

지금은 우리가 이런 여행을 못 가잖아요. 그러기 위한 정신 승리로, 일상을 여행처럼 즐겨봐요. 오늘 저녁에 맛난 거 드시면서, 여행 하는 기분 내보세요. 일상의 음식과 다른 걸 만들어보시는 것도 좋고요. :-) 기분 좋은 밤 되세요.

카사 밀라(라 페드레라) 정보

시간 9시~20시 30분 (11월~2월 / ~18시 30분, 12월 26일~1월 3일 ~20시 30분)

      야간 개장 21시~23시 (11월~2월 19시~ 21시, 12월 26일~1월 3일 21시~23시

      12월 25일 휴무

입장료 온라인 정가 22유로 (학생, 65세 이상 16.5유로, 7~12세 11유로, 6세 이하 무료) 

          (현장 매표소에서 구매시 3유로 추가, BCN 카드 소지자 3유로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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