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글을 올리는 시점에선 바로 어제로 바뀌겠네요. 하지만 아직은 '오늘'이고 싶은 밤.) 유난히 바쁘고 길고 고단한 하루였어요.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춰 중간에서 만나서 함께 집으로 갔답니다. 당연히 저녁도 포장해서 들어갔고요. 그런데 집에 가자마자, 소중한 선물이 하나 도착해 있었어요. 지인이 보내준 선물. 바로 '피렌체 라운드 대리석 캔들워머 + 양키 캔들 + 할로겐 전구 2개' 세트였어요. 카카오 선물로 받은 터라, 이미 알고 있는 선물이었지만, 또 직접 받으니 고맙고 고마운 마음 가득! 피곤하지만, 저녁을 먹자마자 하나씩 풀어보기로 합니다.
생각보다 상자가 커요. 호기심 카야는 또 "모야모야" 하는 표정으로 다가와 박스 위로 올라갑니다. 저 표정은 '집사, 이게 뭐냥?' 하는 표정입니다. "카야야, 네가 비켜야 뜯어볼 수 있지 않겠니?" 한참 동안 저 자리에 있다가 충분히 박스 위를 즐겼다고 생각했는지 이내 내려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증 가득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몹시 현기증 나는 표정으로요. 자, 그럼 서둘러 박스를 개봉해봅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카야가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 어쩌면 집사처럼 박스 속 내용이 궁금한 게 아니라, 박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나봅니다. 정말 열자마자 빛의 속도로 박스 속으로 뛰어들어갔어요.
하지만, 박스 속이 좋은 카야도, 박스 속 내용물 역시 궁금했나 봅니다. "집사 온니, 뭐야? 뭐야?" 하는 포즈로, 뒷다리는 박스 속에, 앞다리는 박스에서 꺼낸 물건에 올려두고 관심을 보입니다.
큰 박스를 뜯으니, 작은 박스들에 포장이 꼼꼼하게 되어 있어요. 하나는 피렌체 라운드 캔들워머이고, 하나는 양키캔들과 할로겐 전구 2개. 엄청 포장이 잘되어 있어서 놀랐어요. 마치 인터넷으로 식물을 주문했을 때의 그 섬세한 포장처럼요.
종이박스를 뜯어봅니다. 역시나 스티로폼으로 안전하게 잘 포장되어 있네요. 위의 사진에서 카야 입 모양을 유심히 봐주세요.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도 카야 입 모양을 봐주세요.
재미로 스티로폼을 뜯나보다 했는데, 어느새 삼키려고 합니다. 아아, 카야는 뭐든 먹어치려고 하는 먹보 고양이입니다. 호기심에 먹성까지 좋으니, 집사는 늘 주의해야지요. 얼른 카야에게 주의를 주고 입에 넣으려고 했던 스티로폼 알갱이를 뺏어서 치웠습니다.
저는 카카오 선물로 받은 세트 구성인데요. 양키캔들 라지자 1개 + 피렌체 라운드 대리석 캔들워머 1개 + 할로겐 전구 2개 구성으로, 가격은 59,900원입니다. 아마도 양키캔들이 가격에 영향을 많이 미쳤을 거예요. 비슷한 사이즈의 캔들 라지자와 동일한 캔들워머, 할로겐 전구 2개 구성은 39,900원에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네, 무민캔들 세트로요. 수많은 향 중에 제 지인이 선물로 골라주셨는지, 랜덤으로 온 건지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라벤더 향이 왔어요. 오, 기뻐라. (향에 대한 호불호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라벤더는 늘 옳아요. 편안한 향!)
피렌체 라운드 대리석 캔들워머의 사이즈는 대략 저렇습니다. 30cm 자를 떠올리면 대충 사이즈 짐작이 확 가실 거예요. 대리석 받침에 골드 기둥이 무척 고급진 느낌이 들어요. 굳이 캔들워머로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인테리어 효과를 살릴 수 있어요. 할로겐 전구는 저희 집 천장에서 장식 조명으로 많이 달려 있는데, 켜면 예쁘긴 하지만 전기세가 많이 나와서 잘 켜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 전구 하나 정도는 부담없이 켜도 되겠지요?
캔들워머 상단 부분에 별도로 온 할로겐 전구를 쏘옥 끼우면 바로 불이 환하게 켜지더라고요.
요건 피렌체 라운드 대리석 캔들워머의 불을 켜기 전 모습입니다. 그냥 인테리어 소품 같죠?
스위치로 불을 켜면 이렇게 은은한 조명이 생깁니다. 분위기 있는 조명으로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워머 안에 양키캔들을 넣고 할로겐 조명을 켜봅니다. 할로겐 조명의 열로 금방 양키캔들이 고르게 녹고요. 은은한 향이 퍼집니다. 생각보다 향이 무척 강해서 놀랐어요. 이 과정에서 약간의 에피소드가 생기는데요. 평소 저희 남편은 캔들이나 향수를 극혐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캔들을 좋아하지만, 남편도 캔들을 싫어하고 고양이들도 캔들과 궁합(?)이 좋지 않다고 해서, 혼자 작은 방에서 캔들을 켜놓곤 했거든요. 그런 소극적인 사용 환경 탓인지, 둘 다 캔들워머의 구체적인 역할은 몰랐습니다.
제가 물었어요. (여기서부터 잘못된 거죠, 하하.) "이거 불 안 붙이고 그냥 올리는 건가?" 남편이 답했어요. "불은 붙여야겠지?" 양키캔들 말고 제가 쓰고 있던 라벤더향 캔들에 불을 붙였습니다. 불이 유난히 활활 타올랐어요. 으아니, 이렇게 불이 타오르는데, 캔들워머에 불 붙은 캔들을 넣는다고? 좀 이상해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이거 그대로 올리면 전구가 터지지 않을까?" 남편은 동의하지 않는 눈치였어요. 제가 불안해서 사용법을 검색해보았더니... 캔들을 그냥 올리는 거였고,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 불을 붙여 올리지 말라는 경고문도 보입니다. 하하. 큰일날 뻔했네요. 이렇게 (우리에겐) 신문물에 뒤쳐진 인간들입니다, 저희 부부는.
이왕 불을 붙인 거 비교샷도 찍어봅니다. 기존 라벤더 라지자의 촛불, 캔들워머 속 양키캔들. 둘 다 은은하게 빛을 내는 것과, 향을 풍기는 것은 동일합니다.
어쨌든 캔들워머는 할로겐 전구의 열을 이용해 캔들을 녹이고, 향을 발산하게 도와준다고요. 그래서 그을음과 연기, 일산화탄소가 발생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이 또한 그렇게 자주 캔들을 사용하지 않는 분이라는 크게 상관없을 듯하긴 하지만요.
"캔들워머 사용시 캔들에 절대 불을 붙이지 마세요."
라는 안내문구를 보면서 반성, 또 반성합니다. 용도를 잘 모르는 제품을 선물받았을 때는 무조건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해보게 됩니다.
할로겐 전구 하나는 끼웠고, 하나는 박스째로 보관했다가 나중에 갈아줘야겠어요.
테스트 삼아 불을 붙였던 캔들은 욕실에 잠시 켜두었습니다. 한번 불을 붙이면 왁스의 표면이 충분히 녹을 만큼은 켜둬야 하니까요. 가끔 욕실에 캔들을 켜두면 기분전환도 되고 좋은 것 같아요.
캔들워머 속 할로겐 전구의 열로 양키캔들의 왁스가 녹고 있는 모습이에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저는 처음에 향이 너무 강해서 걱정했는데, 저보다 이런 향을 백만 배 좋아하는 친언니가 "저거 처음에만 냄새나고 나중에 안 나. 우리 집에도 쳐박혀 있을걸. 나중엔 처음의 그런 자극이 없쪈. 냄새가 없어져. ㅋㅋㅋ"라고 솔직 리뷰를 전해주었습니다. 향기와 냄새의 어감 차이 어쩔 거예요. 하지만 저처럼 은은한 향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나중에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캔들워머와 캔들의 세트 구성은 '선물용'으로 무척 좋을 것 같아요. 왜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내 돈 내고 안 사는데 받으면 기분 좋은 걸 선물로 하라고. 저는 제 돈으로는 캔들워머는 절대 사지 않았을 것 같고요. 그래도 캔들은 종종 삽니다. 가끔 손수 핸드메이드 캔들을 만들기도 하고요. (요 과정은 나중에 또 리뷰를 남겨야겠어요.)
아, 그리고 한 가지. 이번 선물 박스 속에 광고 전단지에서 본 내용인데요. 캡슐캔들이라는 게 있네요. 으아, 캡슐커피만 알던 저에겐 신기했어요. 점점 캡슐캔들을 쓰는 층이 늘고 있나봐요. 자캔들 대신요. 캡슐캔들워머는 조금 커피머신 디자인 느낌도 나네요.
그래서 이 상품의 후기를 정리하자면요. 저는 선물로 받아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요즘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집에서 기분전환을 위해 필요한 소품이니까요. 그리고 직접 구매해서 쓰는 용으로 추천하기보다는, 지인 선물용으로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집들이나, 결혼 선물, 또는 그냥 선물 주고 싶은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뭐 가끔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선물로도 물론 괜찮습니다.
오늘은 은은한 조명처럼, 편안하고 기분 좋은 밤 되셔요. :)
제 블로그에 놀러와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무엇이든 리뷰해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식 카레 만들기 (38) | 2020.10.23 |
---|---|
초간단 부추전 만들기 (40) | 2020.10.22 |
비비고 한입 떡갈비 리뷰 (31) | 2020.10.20 |
레몬청 만들기 (feat. 레몬 세척법) (26) | 2020.10.19 |
두부조림 만들기 (feat. 백종원 샘 레시피) (42) | 2020.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