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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같은 고양이, 카라 카라는 2012년 제게 왔어요. 그때 너무 놀랐던 게, 그토록 예쁜 아이가 존재감이 너무 없었던 거지요. 왜일까요. 카라는 소리도 내지 않고 걸어다녔고, 딱히 꼭꼭 숨은 것도 아닌데 잘 보이지 않았어요. 제가 농담처럼 카라는 공기, 아니 산소 같은 여자라고 말하곤 할 정도였죠. 물론 어여쁘신 배우 이영애 님처럼, 산소 같은 느낌도 있지만... 그보다 정말 존재감 없이 투명해서 그렇게 여겼던 거였거든요. 카라의 성장 과정이 궁금했어요. 카라는 먼 친척의 꼬마아이가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고 졸라서 50만 원에 사온 아이였어요. 어른들은 관심이 없었고, 아이는 잠깐 새끼 고양이를 귀여워하다가 금방 싫증을 냈던 거예요.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어서 신문지에 볼일을 보곤 했던 카라의 슬픈 1년. 그러다 제가 데려와 .. 2020. 8. 13.
아기 고양이 카야의 폭풍 적응기 처음 카야가 저희 집에 왔던 날 사진이에요. 2019년 8월 3일. :ㅁ) 7월 30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체크해보니 그날은 입양을 위해 (카야를 임보 중이던) 신도림에 방문했을 때였어요. 네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 중에서 유독 사람을 무서워하던 카야를 데려오게 되었지요. 유난히 큰 눈망울로 사람을 피해 고등어 오빠 뒤에 숨던 카야. (아니 그러고 보니 카야 오빠들이 카후랑 무늬나 얼굴이 좀 닮았었네요. 그래서 카후를 처음부터 그렇게 좋아했나봐요.) 카야네 형제자매 여섯 냥이는 구조 직전에 이틀간 사람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해요. 그런 카야였기에, 저희 집에 온 날, 더욱 조심해서 합사를 시도했어요. 집사들도 조심조심 행동했고요. 며칠은 다른 공간에 두고 서로의 울음소리만 듣게 하거나, 화장실을 바꿔주.. 2020. 8. 12.
청계산보다 두부짬뽕! 지난 봄과 그리고 얼마 전 여름에도 청계산에 다녀왔어요. 코로나 탓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던 나날들. 집이 아무리 편안하고 좋아도 마음이 답답한 건 어찌할 수 없더라고요. 다들 그러시죠? 어디 사람 적은 곳에 들러 산책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했죠. 그 마음과 동시에 제가 청계산에 갈 때마다 들르는 청계산 맛집 리숨두부에서 파는 (특히) 두부짬뽕 생각이 간절했어요. '아, 안 되겠다! 한번 다녀와야겠다' 결심하고 프리랜서로 일해서 평일 낮 시간이 자유로운 지인을 불러냈어요. 청계산도 찐힐링이지만 일단 두부짬뽕 비주얼부터 보여드릴게요, 짜잔! *ㅁ* (9천 원인데, 왜 9천 원밖에 안 받으시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과 양이에요.) 청계산은 비교적 오르기도 쉽고 짧은 산이잖아.. 2020. 8. 11.
고양이 꽃이 피었습니다 옛날 옛적에 (바로 작년) 카야가 아주, 아주 작은 고양이 시절의 일이었어요. 카야는 태어난 지 두세 달밖에 되지 않은 아기 고양이었어요. (그때의 사진이 없는데 너무 슬프네요, 또르르) 그때부터 카야는 거실에 놓아둔 커다란 행운목 화분을 자주 쳐다보았어요. '언제쯤 내가 저 행운목에 올라갈 수 있을까냥' 이렇게 생각하는 듯 보였지요. 그렇게 자주, 행운목을 바로보던 나날들. 그러다 한두 달이 지나 카야는 (여전히 아기였지만) 훌쩍 자라났어요. 그리고 또 행운목을 빤히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사실 모든 건 처음만 힘들잖아요? 카야는 단 한 번의 성공 이후 자주 행운목에 찰싹 붙어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어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그만, 말리기보다는 그저 바라보고 사진으로 남겨두었어요. 다른 고양이 카후와 카라.. 2020. 8. 11.
또 가고 싶은, 청주 여행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다녀온 청주는 연주회를 보기 위한 당일치기 '나 홀로 일정'이었어요. (여행이라고 하기엔 정말 저 일정만 소화하고 돌아왔지요.)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또 택시를 타고 청주예술의전당으로 향했죠. 초행길이었던 저는 열심히 검색해가며 수련꽃집도 미리 찾아두었어요. 예술의전당 위치를 확인하고, 꽃을 미리 샀더니, 공연까지 무려 2시간이나 남은 거예요. 어쩌지 하다가, 청주 사는 언니가 가끔 가던 투썸플레이스에 들렀어요. 언니가 보내주는 사진 속 카페가 좋아 보였거든요. (여기서, 아니 프랜차이즈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시는 분들, 진짜 청주예술의전당 앞 투썸플레이스를 가보세요. 화장실까지 백화점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곳이거든요. 다 같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고요. 하핫.) 제가.. 2020. 8. 10.
어제 옥천 하늘은 하루종일 맑음 차선도 잘 보이지 않던, 어제 아침 경기도. (feat. 빗소리)어제는 옥천에 다녀왔어요. 경기도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가까스로 차선을 보면서 달리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옆 차선에서 빗물이 튀면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어요. 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은 느낌. 정말 세상이 흘러내리는 느낌. 3시간 정도 가야 했는데, 경기도에서는 여러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달렸어요. 그런데,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거짓말 같은 하늘이 펼쳐졌어요. 어제, 옥천 하늘은 정말 맑았거든요. 믿을 수 없으시겠지만 정말 같은 날의 하늘이 맞습니다. *ㅁ*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쉬울 정도로 예뻤어요.옥천은 시부모님이 살고 계신 동네인데요. 개 두마리를 키우고 계셔서, 갈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해요. 특히 엄청엄청 큰 말라.. 2020. 8. 10.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요즘 라는 드라마가 참 인기지요. 저는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편인데도, 워낙 한국에서도, 또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다 보니!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해졌어요. 남편과 저는 (분야는 다르지만) 각자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드라마를 안 보던 사람들인 만큼, 드라마를 볼 핑계(?)를 찾았어요. "우리, 요즘 사람들이 왜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지 분석해보자!" 따위의 이야기지요. 하지만, 1화부터를 보는 순간, 아... 이미 이 드라마의 팬이 되어버렸어요. 이틀에 걸쳐, 넷플릭스로 무려 14화까지 정주행했답니다. 하하. 집중력 엄청나죠? (다들, 그런 걸까요.) 더 재미있는 건, 저보다 남편이 더 빠져들어서 봤다는 거예요. 드라마의 'ㄷ'자만 들어도 절레절레 하는 남편이 말이지요. 그런 남편이 14화를.. 2020. 8. 9.
고양이 음식 습격 사건 세 똘괭이들의 식탐은 어떨까요. 고양이들의 식탐 중에서도, 특별히 오늘은 자기네 음식(사료, 간식) 말고, 자꾸 집사의 밥상을 노리는 사건(?)들을 조금 소개해볼까 해요. 찐식탐 이야기는 다음 기회가 있겠지요? :ㅁ) 저희 세 냥이들의 식탐은 어마어마한데요. 특히, 카후와 카야가 독보적이고요. 산소 같은 고양이 카라도 가끔 영혼까지 끌어 모은 식탐을 보여줘요. 원래는 카후가 고양이 식탐의 1인자였는데, 이제 카야랑 경쟁 중이죠. 과연 앞으로는 누가 1인자가 될까요. 카야는 늘, 언제나, 한결같이 테이블을 관찰해요. 집사들이 여기 맛있는 거 올려놓고 자주 먹기 때문에, 식탐 많은 카야의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이죠. 여기 말고는, 접시에 남은 음식이라도 노려볼까 싶어서, 싱크대에도 자주 얼쩡거려요. 설.. 2020. 8. 8.
고양이들의 금요일 우리는 다들 금요일만 기다리며 살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되어서까지. 늘, 쉼과 여유과 목마른 현대인들이죠. 고양이들은 어떨까요. 늘 잠을 늘어지게 자고, 꼭 필요한 만큼의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사는 우리 고양이들 말이에요. 오늘은 세 고양이들의 (불과 몇 시간 전의!) 따끈따끈 금요일 오후 일상을 소개해볼까 해요. 카야의 무한 그루밍. "하암~ 졸려. 그루밍도 귀찮아. 잠이 쏟아진..." 카야의 금요일 오후는 그래도 세 똘괭이 중에서 가장 바빠요. 아니, 그루밍 하다가 잠들었는데, 뭐가 바쁘다는 거지! 하고 생각한 분들은 이 글을 끝까지 봐주세요. 이제 2살이나 된 성묘지만 아직 캣초딩 티를 벗지 못했고, 또 거의 신생아 수준으로 자는 노묘 언니(카라) 오빠(카후) 사이에서, 혼자 가장 많이 .. 2020. 8. 7.